※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사진 (주)인디컴, 스튜디오 반) |
영화에선 기름을 붓고 산 채로 불태우고, 임부의 배를 가르며 경찰서에 보호하고 있던 조선인을 창살 밖에서 죽창과 칼로 찔러 살해하는 등의 만행이 담겨 있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테러를 저지른다’는 일본 관헌의 조직적인 유언비어로 시작된 학살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들을 공범으로 만들며 일본 정부가 앞세운 마을 자경단이 황태자의 결혼으로 인해 사면된다. 일왕은 계엄령을 승인해 무려 6,661명에 달하는 조선인을 학살했지만 일본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함에도 대학살을 부정하고 있다.
간토대학살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반적인 전개는 차분하고 논리적이지만, 스케치와 일지 등 방대한 문헌 기록과 사진, 증언 영상이 일단 압도적이다. 교과서에 기록된 관동대지진에 대해서 여전히 일본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40년 전부터 조선인 대학살의 실체를 밝히려 노력했던 일본 시민단체가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학살의 잔혹함과 체계적인 진행 등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는 리뷰가 많다.
↑ (사진 (주)인디컴, 스튜디오 반) |
100년 동안 외면해 온 정부에 맞서 40년 이상 조선인 학살을 추적해 온 일본 시민단체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실제 역사가 주는 묵직함이 영화의 힘을 끌고 나간다. 실제로 일본 시민들이 만든 추모비와 추모제 등의 영상이 대거 등장하는데, 그들의 수고에 감사함과 반성까지 느끼게 된다. 러닝타임 116분.
↑ (사진 (주)인디컴, 스튜디오 반)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7호(24.9.17-24 추석합본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