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티스트’, ‘뮤지션’, ‘큐레이터’, ‘퍼포머’···. 짐 아비뇽(Jim Avignon)을 수식하는 단어는 무궁무진하다. 1967년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전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팝 아티스트인 그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접근하는 퍼포머이기도 하다. 활기찬 예술 스타일로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예술을 하고 싶다”는 짐 아비뇽의 아시아 최초 전시가 오는 6월 첫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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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 Avignon, city of easy, 2024, acrylic on paper, 200 x 260 cm |
그의 작품은 매체와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앨범 커버와 무대 디자인을 만드는 음악가들과의 협업, 벽화에서 인터랙티브 설치까지 경계와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존재한다. 그 때문일까. 아비뇽의 화풍에서는 다채로운 색채와 대담한 스케치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시끌벅적한 도시의 낮과 밤, 빠르게 디지털화된 세상의 빛과 그림자 등 우리 시대를 이루는 요소들의 다면적인 모습을 어떠한 순간에도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고 재치 있게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만화 같은 그림 속에 동물, 사랑, 환경, 등 사회의 안과 밖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담아내며, 화합과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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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 Avignon, ‘fairy tale’(사진 UNC 갤러리 제공) |
예술가들은 장벽에 독일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자유,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소련 지도자 레오니드 브레즈네프와 동독 지도자 에리히 호네커의 키스 그림(드리트리 브루벨 작 ‘형제의 키스’)부터, (베를린장벽에 최초로 그래피티를 그린 인물로 알려진)티에리 누아르의 거대한 머리 그림 등이 있다. 스무 살의 짐 아비뇽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프로젝트에서 ‘Doin’ it cool for the East Side이스트 사이드를 위해 멋지게 그려라’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역인 예술.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이곳은 (그림의 2/3이 낙서와 파손으로 인해 손상되면서, 2009년 복원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를린을 다양한 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오는 6월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초 전시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에서는 독일의 남서쪽 검은 숲(Black Forest)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이 커다란 파란색 가방 하나를 메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어디서든 그림을 그리는 자유로운 화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섹션 ‘내 이름은 짐 아비뇽!’)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서 도시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들(섹션 ‘잠들지 않는 도시’), SNS 속에서 가면 쓴 우리의 얼굴들(섹션 ‘미소 번역기’) 등을 주제로 기발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현대 사회의 복합적인 감정과 현실을 풍자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오늘날 우리가 잊고 지내던 내면 속 무수한 미소를 그의 작품을 통해 마주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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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 Avignon, Barefoot, 2024, acrylic on map on cardboard, 51 x 39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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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 Avignon, easy city, 2024, acrylic on paper, 157 x 119 cm |
1. 내 이름은 짐 아비뇽(My name is Jim Avignon)
2. 음악을 크게 틀어봐!(Music is My Life!)
3. 잠들지 않는 도시(Never Sleep City)
4. 미소 번역기(Smile Translator)
5. 행복 프로젝트(Project Happiness)
6. 그럼에도, 사랑 ♡(Love will grow ♡)
장소: 강동아트센터 아트랑
기간: 2024년 6월 6일~9월 1일 *매주 월요일 휴관 (6월 6일 현충일, 8월 15일
시간: 10:00~18:00(17:00 입장 마감)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작품 이미지 UNC 갤러리 제공]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1호(24.5.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