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경쟁작 없이 독주
배우 마동석이 이끌어온 액션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트리플 천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면 범죄도시 2편(1,269만 명)과 3편(1,068만 명)에 이어 세 번째 천만 영화가 되는 것으로,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트리플 천만'을 기록하게 됩니다.
↑ 극장 상영 중인 '범죄도시 4' / 사진=연합뉴스 |
오늘(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개봉한 '범죄도시 4'의 누적 관객 수는 884만 3천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크린 독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 4'는 개봉 직후 상영점유율이 82.0%까지 올랐습니다. 전체 상영관 좌석 중 '범죄도시 4'에 배정된 좌석의 비중을 가리키는 좌석점유율은 최고 85.9%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첫 번째 천만 영화인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개봉 초기 상영점유율이 50%대에 머무른 점을 고려하면, '범죄도시 4'의 독식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한 영화의 상영점유율이 80%를 넘는다는 것은 다른 영화들을 희생시켜가면서 단기간에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전체적인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범죄도시 4'의 스크린 독점 배경으로는 한국 영화들이 '범죄도시 4'의 흥행을 예상하고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것을 피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범죄도시 4'가 극장가의 중심 이슈로 자리 잡은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는 한 편도 없었습니다. 극장들도 '범죄도시 4'의 흥행을 점치고 경쟁적으로 스크린을 몰아줬습니다.
↑ '범죄도시 4' 포스터 / 사진=연합뉴스 |
한편 일각에서는 '범죄도시 4'가 흥행에 성공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리즈의 성공을 위해 작품성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야기 구조와 액션, 유머가 반복되면서 재미와 감동을 잃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의식한 듯 마동석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편마다 진화하지 않을 거라면 1편만 찍고 말지, 시리즈로 만들 필요 없다고 예전부터 말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뿐 아니라 기획, 각본, 제작도 주도해온 마동석은 8편까지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5∼8편은 현재 시나리오 작업 단계에 있습니다.
윤성은 영화평론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