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 반려인에게 숙제가 주어진다. 바로 진드기와의 싸움이다. 필자가 사는 제주도에서는 겨울에도 진드기를 잡았다는 제보가 간혹 들려왔다. 사방에 초록이 무성해지는 요즘, 나와 이웃 반려인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 (사진 언스플래시)
진드기는 사계절에 다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동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할 뿐. 진드기가 옮기는 질병은 반려견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어 예방이 필수다. 진드기가 매개체인 대표 질병은 바베시아증이다. 바베시아 원충이 적혈구를 파괴해 빈혈을 일으키고, 발열, 구토, 혈뇨, 무기력 등을 유발한다. 간도 손상시키고, 급성으로 악화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아나플라즈마증, 에를리키아증, 라임병,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도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다.
털 없거나 적은 부위부터 꼼꼼히 살펴
반려견 산책을 다녀오면 먼저 살펴야 할 곳이 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눈꺼풀, 귀 안쪽, 꼬리 안쪽 등은 털이 없거나 적어 진드기가 들러붙기 딱 좋다. 특히 귀가 접힌 반려견은 귀를 젖히고 안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목줄 안이나, 발가락 사이사이는 필수 점검 대상이다. 반려견이 잔디나 풀숲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진드기는 숙주 대상의 정전기를 감지하고 30㎝가량 점프해 달라붙을 수 있으니, 산책 후에는 반드시 반려견 몸 전체를 한번 훑어야 안전하다.
핀셋으로 이빨까지 한번에 잡고 떼야
반려견 몸에 붙은 진드기를 발견하면 최대한 서둘러 떼야 한다. 진드기가 오래 붙어 있을수록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진드기를 뗄 때는 접촉면이 넓은 핀셋을 사용해 반려견 몸에 박힌 이빨까지 한번에 잡아 떼낸다. 진드기를 버릴 때 간혹 죽지 않은 채 쓰레기통 밖으로 나오거나 싱크대에서 나올 수 있으니, 죽여서 변기에 흘려보낸다.
제일가는 예방은 정기적인 경구약 섭취
일반적인 진드기 예방법은 한 달에 한 번 경구약을 먹이는 것이다. 약 성분이 한 달 동안 반려견 몸에 남아 있다가 진드기가 물면 진드기에게로 옮겨가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만든다. 최근엔 목걸이형 퇴치제나, 목 뒤에 바르는 연고형 퇴치제, 스프레이, 진드기 방지 옷도 인기지만, 이는 진드기가 들러붙을 위험을 조금 낮출 뿐이다. 근본적으로는 먹는 약을 통한 진드기의 활동력 감소가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