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빌보드 본사 사장 "K팝 미래 굉장히 밝다…K팝 겨냥 규정 강화는 사실 아냐"

한국판 매거진 창간 앞두고 CEO 방한
빌보드 내 K팝 차트도 신설 계획
"딸도 K팝 팬…BTS·블랙핑크·르세라핌·뉴진스 등 대단해"

↑ 마이크 반 빌보드 본사 사장 [사진=빌보드(Billboard)]

미국 유명 음악지 빌보드 본사의 마이크 반 대표가 한국판 '빌보드 코리아'의 출범과 한국 시장 공식 진출 계획을 밝혔습니다.

마이크 반 대표는 어제(15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부터 창간호 '빌보드K Vol.1(빌보드케이 볼륨 넘버 원)'의 발행을 시작하면서 빌보드 본사의 K뮤직팀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자리에 함께 한 김유나 빌보드 코리아 발행인 겸 대표는 "빌보드 코리아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K팝 스타들 알리는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빌보드는 2009년과 2017년에도 지사 형식으로 한국 진출을 시도했으나 무산됐고 이번에 다시 발행을 시도합니다. 김 발행인은 “2020년에 펜스케 미디어 코퍼레이션(PMC)이 빌보드를 인수했기에 지금의 빌보드 코리아는 이전 회사들과 관련이 없다”며 “빌보드 코리아는 본사의 통제 하에 모든 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잡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셜 플랫폼을 포함한 빌보드의 자체 채널에 아티스트와 팬, 브랜드 파트너를 잇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 포토월에 선 마이크 반 빌보드 본사 사장과 김유나 빌보드 코리아 발행인 겸 대표 [사진=빌보드(Billboard)]

베트남계 미국인인 반 대표는 미디어 경영 전문가로 지난 2022년 5월 빌보드 CEO에 오른 뒤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빌보드의 'K팝 차트' 신설 계획도 밝혔습니다. 현재 빌보드는 메인 앨범차트(빌보드 200), 메인 싱글차트(핫 100) 등 차트 150여 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빌보드가 신설할 K팝 차트는 ‘음원 사재기 의혹’이 끊이지 않는 국내 주요 음원 차트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 반 대표는 "빌보드에서는 K팝과 K뮤직이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닌, 국경을 넘어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재정의하는 문화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K팝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의 양과 질을 봤을 때 긍정적인 미래를 가져오리라 생각한다"며 "(빌보드는) K팝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K-뮤직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음악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마이크 반 빌보드 본사 사장과 김유나 빌보드 코리아 발행인 겸 대표 [사진=빌보드(Billboard)]

마이크 반 대표는 빌보드의 '핫 100' 차트가 주간 유효 다운로드 횟수를 축소하는 등 규정을 강화한 것이 팬덤이 강한 K팝을 겨냥한 것이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2020년에 곡 ‘다이너마이트’ 이후로 BTS가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연달아 정상을 차지하면서 해당 차트 성적에 음원 다운로드 횟수 반영을 줄이는 방향의 개편이 이뤄졌고 이때 일각에선 K팝 팬덤을 견제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반 대표는 "음악 소비에 대한 측정법은 여러 레이블·협력사와의 관계 속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K팝 견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성적을 낸 아티스트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딸과 조카가 BTS, 블랙핑크, 르세라핌, 뉴진스, 트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팬"이라며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고 한국의 모든 아티스트가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빌보드에서 화려했던 K팝 성적에 대해 "코로나 시기에 음악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K팝의 부상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며 "K팝 아티스트들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빌보드는 성심성의껏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