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로 가득한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 그 속에 단 하나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도파민’을 선사한다. 2024년 상반기, ‘추리·범죄 수사물’을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연이어 출격 소식을 알렸다. 정교하게 짜인 스토리텔링, 몰입감 높이는 플레이어들의 추리력. 모니터 너머의 시청자들은 한 순간에 소파에 몸을 누인 셜록 홈즈, 콧수염을 구부러뜨리는 에르퀼 푸아로가 된다.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크라임씬 리턴즈’, ‘여고추리반3’
↑ ‘크라임씬 리턴즈’, ‘여고추리반2’ 포스터(사진 티빙) |
먼저, 7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는 지난 2월9일 티빙 오리지널로 첫 공개됐다. ‘크라임씬’은 국내 최초 ‘롤플레잉 추리게임’을 표방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특정 공간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범죄 현장을 배경으로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형식이다. 대형 스케일의 ‘마피아 게임’인 셈. 매 시즌마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문제 해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장치, 출연자들의 심리 게임 등 다채로운 재미 요소를 통해 기존 팬층부터 새로운 추리 덕후까지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 ‘크라임씬 리턴즈’ 화면 갈무리(사진 티빙) |
↑ ‘여고추리반3’ 예고편(사진 티빙 공식 유튜브 발췌) |
특히 ‘크라임씬’ 시리즈, ‘여고추리반’ 시리즈의 경우 OTT에 최적화된 콘텐츠라는 평이다. 시청자 입장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과정에서, 세트에 등장하는 단서들이나 중요한 장면은 여러 번 돌려보고,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OTT의 시청방식과 맞는다는 것. 이 때문에 오랜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추리물 IP 콘텐츠는, 장르물에 목마른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404’
↑ ‘아파트404’(사진 티빙) |
1998년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황금이 발견된 사건, 경제 성장으로 변화무쌍했던 1984년 아파트에 발생한 마약부부 사건, 1990년대 초 발생한 독극물 살인사건 등 긴장감 높이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며, 매번 달라지는 시대 배경과 생활 문화 등을 고려해보며 힌트를 조합,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아파트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가는 출연진으로는, 믿고 보는 예능 듀오 유재석-차태현 조합과 함께, 배우 오나라, 코미디언 양세찬, 가수 제니, 배우 이정하 등이 함께 한다. 사건을 직접 마주하며 숨겨진 단서들과 게임을 통해 비밀을 풀어가며, 출연자별 조합에 따라 승률이 달라지는 것 역시 재미 요소다.
‘풀어파일러 시즌4’
↑ ‘풀어파일러4’ 메인 포스터(사진 AXN) |
이번 시즌은 고급반 프로파일링 실력으로 뭉친 풀어파일러가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로 불리는 권일용 교수의 지도하에 호흡을 맞춰가며 사건을 분석, 해결해나간다. 출연진들의 면모 역시 화려하다. 풀어파일러들의 리더이자 타고난 승부사인 서장훈을 필두로, 과몰입 파일러로 사건의 집중감을 높이는 한석준, 날카로운 직감을 지닌 이진호,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SBS 앵커 출신 박선영이 예리한 분석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풀어파일러’ 속 크라임 퀴즈는 모두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 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굿 캅 배드캅(Good Cop, Bad Cop, 당근과 채찍 기 법)’, ‘최면 수사’ 등 범죄 수사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들이 함께 등장하는 등, 논픽션을 바탕으로 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며 시청자들 역시 한 명의 ‘프로파일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
↑ ‘수사반장 1958’ 포스터(사진 MBC) |
1971년 3월부터 1989년까지 18년 동안 880회 방영을 한 ‘수사반장’은 한국 최초 TV 수사극이었다. 당시 최고 시청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극은 높은 인기를 보였다. 드라마였지만 실화 같은 사실감으로 연기자 들을 실제 형사로 오인해 신고 제보가 잇따르기도 했을 정도라고. 그리고 60년 만에 ‘수사반장’이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돌아온다.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에 빛나는 경기도 황천시의 촌놈 형사 ‘박영한’이 이번 극에서도 주인공이다. 박영한은 촉이 좋고, 넉살 좋고, 인물 좋지만 깡도 좋다.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는 사필귀정과 인과응보를 절대 신봉한다. 두세 앞을 내다보는 혜안까지 지닌, 천생 형사인 셈. 그런가 하면 약자에겐 한없이 약하다 보니 모두에게 ‘큰형님’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청년이던 1958년, 서울 종남서에 발령을 받았다. 종남서 ‘미친개’ 김상순(이동휘), ‘불곰 팔뚝’ 조경환(최우성), ‘종남서 제갈량’ 서호정(윤현수) 등과 함께 팀을 꾸려, 각종 살인사건, 자동차 폭발 사고 등을 파헤치며 악전고투할 예정이다.
배우 최불암에게 ‘전설의 박 반장’이라는 잊지 못할 필모그래피를 남긴 ‘수사반장’. ‘수사반장 1958’ 속 ‘박영한’ 역은 배우 이제훈이 맡았다. 앞서 공개된 대본 리딩 현장에서 이제훈은 “이 드라마가 최불암 선생님께서 그리셨던 그 드라마 이상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해주시고 애정해주셨던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수사반장 1958’은 박 반장이라는 인물이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통해, 과거 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전망이다.
↑ (사진 넷플릭스) |
미국 NBC의 인기 법정 드라마 시리즈 ‘로 앤 오더’의 크리에이터 딕 울프와, 드라마 제작사 울프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회사 앨프리드 스트리트 인더스트리스가 새롭게 선보인 다큐멘터리 시리즈. ‘살인 사건 파일’은 악명 높은 실제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사건을 가장 속속들이 알고 있는 당사자들, 즉 사건을 해결한 형사들과 검사들이 직접 당시 상황을 들려준다.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 ‘설명되지 않는 사건들’(2024)
오싹한 만남과 기이한 실종, 미스터리한 유령 출몰지부터 소름 돋는 미제 사건까지 다양한 불가사의 현상을 파헤치는 탐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
조용한 캐나다 마을을 충격에 빠뜨린 폭력 사건. 베트남 이민자 가정에 정체불명의 침입자들이 쳐들어 와 가족을 공격한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트라우마에 휩싸인 딸. 이웃과 친구들은 피해자 가족을 따뜻하고 남에게 잘 베푸는 근면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범행의 표적이 되었을까? 다큐멘터리는 관계자 증언과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티빙, tvN, AXN, 필콘미디어, MBC, 넷플릭스, 각 프로그램,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5호(24.4.1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