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가면 파손의 위험으로 눈으로만 보라는 경고 문구를 볼 수 있는데요.
만지고 체험하는, 관람객이 '오감'을 사용하는 90분간의 특별한 전시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상주 기자입니다.
【 기자 】
관람객이 반가사유상을 이리저리 만지며 손으로 생김새를 파악합니다.
국보 크기와 재질대로 재현한 반가사유상과 미니어처 등 불상 모형 30점을 단계별로 만지며 체험합니다.
날로 다양해지는 장애인들의 문화향유 욕구에맞춘 입체적인 감상 학습 경험 전시입니다.
▶ 인터뷰 : 정슬비 / 시각장애인
- "예술성이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때 그림은 우리가 볼 수 없지만, 청각이나 촉각이나 이런 거를 이렇게 입체적으로."
관람객은 입장 전 모두 까만색 안경을 쓰고 시각을 차단하며 오직 목에 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나아갑니다.
음성과 점자를 따라가다 보면 부조가 나오고 점토와 밀랍, 청동의 재료를 손끝으로 느끼고 향을 맡고 귀로 듣는, 그야말로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을 총동원합니다.
▶ 인터뷰 : 장은정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교육과장
-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서 박물관을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가 가지는 감각 경험을 동원해서 즐기는 하나의 새로운 박물관 전시 감상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으로 봤을 때 비슷 해보였던 작품이 손으로 만지면 차이가 더 크게 다가오는데,
전시는 눈으로 봐야 한다는 명제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은, 취약계층의 문화 향유를 넘어 특별한 전시로 의미를 더합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혁 VJ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