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봄날' 원로배우 오현경 별세…향년 88세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 생활

↑ 2010년 제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시상식에서 자랑스런 연극인상을 수상하는 배우 오현경 / 사진=연합뉴스

60년 넘게 연극 무대를 누벼온 원로배우 오현경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88세입니다.

오늘(1일) 유족에 따르면 오현경은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요양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1954년 서울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전국고등학교연극경연대회에서 '사육신'으로 남자연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확인했습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재학 중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동천홍', '허생전' 등 수많은 연극작품에 출연했습니다.

고인은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도 열었습니다. 드라마 '손자병법'(1987∼1993)의 이장수 역으로 인기를 누린 덕에 고인을 탤런트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 원로배우 오현경 / 사진=연합뉴스

오현경은 식도암, 위암 등을 겪으며 잠시 연기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2008년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2008년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주인공'에서 주역 최팔영 역할로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에는 '봄날'에서 아버지 역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탔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연세극예술연구회가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합동 공연 '한 여름밤의 꿈'에 잠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오현경이 무대에 오른 유작이 됐습니다.

고인은 동아연극상 남우조연상(1966),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대상(1992) 등도 수상했습니다.

유족으로는 배우인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 씨가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2호실입니다. 발인은 5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입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