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바><검은 사제들> 이은 장재현 감독의 새 오컬트물
개봉 일주일 만에 300만 돌파...최고 흥행작 떠올라
영화 <파묘>는 어렸을 적 100년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장재현 감독의 기억에서 시작된 영화다.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서울의 봄>보다 더 빨리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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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영화 스틸컷 |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여기에 합류한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를 본 상덕은 불길함에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된다.
<사바하>, <검은 사제들>에서 견고한 세계관을 완성한 장재현 감독은 실제 장례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해 10여 차례 넘는 이장에 참여하고 여러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의 고증을 거쳐 영화를 완성했다.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캐릭터와 팀플레이가 영화의 스타일을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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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무당 봉길 역의 이도현. <파묘> 영화 스틸컷 |
풍수사 상덕과는 오랜 파트너인 베테랑 장의사 ‘영근’ 역할은 유해진이 맡았다. 이장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베테랑 장의사라는 캐릭터에 유해진은 자신만의 세심한 디테일을 더해 다소 코믹했던 전작들과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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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묘>에서 풍수사와 장의사 역을 맡은 최민식과 유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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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에서 MZ 무당 ‘화림’ 역을 맡은 김고은 |
영화는 조상의 묫자리, 굿, 가족 같은 한국적 소재를 ‘친일’, ‘쇠말뚝’ 등 현대사와 묶어 풀어낸 ‘오션스 일레븐’의 무당 버전처럼 느껴진다. 극중 이름들에서 독립운동가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초반 조금씩 온몸을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이 후반에 결정적 인물이 등장하며 사그라든다는 점, 신병을 앓던 야구선수라는 정도로 언급이 됐던 봉길에 비해 화림의 전사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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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묘> 포스터 |
[글 최재민 사진 쇼박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