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괴물이 된 시대를 그려내다『매니악』
『남겨진 것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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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새별, 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펴냄 |
두 저자는 그동안 유품정리사라는 직업과 고독사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고, 비영리단체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유품정리사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보람 있는 활동이었음을 고백한다. 모든 현장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떠난 이들 대신 그들의 사연을 말해주는 유품을 정리할 때마다 주인공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죽음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건 청년들의 고독사다. 2월 초에 고인의 어머니에게 의뢰가 왔다. 명문대 학생으로 원룸에서 자취하던 고인의 일기장에는 ‘어른’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왜 자신은 어른다운 어른이 되지 못했는지 한탄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늦잠을 자고, 공부에 집중 못하는 자신에 가혹했던 고인은 매일 일기장에 반성문을 썼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먹고 버티던 그는 결국 마지막 일기장에 유서를 쓰고 세상을 떠났다. 부모님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고통을 호소하며 자취방을 정리할 수 없었다며 일을 의뢰했다. 유독 스스로에게 가혹했던 고인의 일기장과 짐을 건네며 부모와 저자는 함께 울었다.
떠난 자리에 남겨진 것들을 정리하고, 그들의 마지막 사연에 귀를 기울여 온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 독자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7계명을 실었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의 가까운 지인을 곁에 두고, 취미를 만들고, 밥 대신 술을 찾지 말라는 조언이다. 새 책을 펴내면서 저자들은 작은 바람을 함께 적었다. “7년 뒤에는 청년 고독사가 줄어들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매니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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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폰 노이만 프로젝트의 핵심 질문, 즉 ‘인간의 이해나 통제를 넘어 진화하는 지능을 가진 자기 복제 기계의 탄생은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비록 그 야심찬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후대 학자들의 도전으로 이어져 인류사에 또 다른 족적을 남겼다.
세상에 없는 것, 완전히 새로운 것,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게 하는 결정적인 것을 향한 천재들의 광기 어린 지성이 폭발한 순간,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매니악과 핵무기, 인간의 발명품 중 가장 독창적인 물건과 가장 파괴적인 물건이 정확히 동시에 탄생했고, 결국 인류는 파국을 향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된다.
이 소설에서 우리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가담했던 천재들의 고뇌와 격돌, 갈등과 갈망을 보다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된다. 그들이 진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