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5일,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이 오픈했다. 스타벅스 매장 오픈 소식이야 눈만 뜨면 들릴 정도지만, 이번은 조금 각별하다. 국내 매장 중에서는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매장으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팻팸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하다.
↑ (사진 언스플래시) |
펫 존은 널찍한 개방형 라운지를 두어 반려견들이 실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했다. 한쪽에는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문을 단 부스석 여덟 칸을 따로 설치했는데, 팀당 2시간으로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인 만큼 반려동물 전용 의자도 비치했다. 몸이 쏙 담기는 형태이되 앞쪽 상부가 트여 있어 반려견의 시선을 가리지 않고, 아기 의자처럼 받침이 있어 식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문한 음료를 가지러 가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웨이팅 룸에 리드줄을 걸어 놓고 반려견을 잠시 둘 수도 있다.
배변봉투와 패드, 물티슈, 위생 장갑, 탈취제, 펫 전용 물그릇 등을 비치해, 반려인의 짐 가방 무게를 덜어 준 배려가 돋보인다. 매장을 이용하는 반려동물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마쳐야 하고, 반려인들은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나 케이지를 가져와야 하며, 실내에서는 반려동물에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 (사진 언스플래시) |
새로운 시도는 무척 반갑지만 매장 이용에 아쉬운 점도 눈에 띤다. 일단 동선이다. 음료를 받으려면 외부 계단을 이용해 1층을 갔다 왔다 해야 하고, 화장실도 카페 존으로 다녀와야 해서 반려동물을 혼자 두고 이동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현재 동반 가능한 반려동물은 반려견과 반려묘로 제한되고, 그나마 대형견은 여기서도 열외다. 체고가 50cm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소형견과 중형견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을 위한 음료나 식품도 판매하지 않는데, 현행법상 반려동물 전용 식품을 판매하려면 사료 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첫술에 여기까지 바라는 건
매장 측은 고객 니즈를 한층 폭넓게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스타벅스가 포문을 연 카페 풍경 반려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4호(24.1.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