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20여 년간 3,000여 명을 인터뷰하며 한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에서 겪는 관계 문제를 풀 ‘꿀팁’을 알려준다. 그는 동료 누구도 원치 않는 이사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다 자신이 돌아이였음을 자각한 뒤,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사무실의 도른자들』
↑ 『사무실의 도른자들』 테사 웨스트 지음 / 박다솜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먼저 ‘강약약강형’이 있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동료와 아래에 있는 모두가 경쟁자이기에 툭하면 선을 넘는다. 가장 싫어하는 부류 중 하나는 ‘성과 도둑’일 것이다. 이 양의 탈을 쓴 늑대는 친구처럼 살갑게 굴다가, 훔칠 만한 아이디어만 보이면 신뢰를 저버린다.
MZ세대가 소름 돋게 싫어하는 ‘무임승차자’.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숟가락을 올릴 기회는 귀신같이 찾아내는 이들은 팀워크를 중시하기에 호감을 사려 노력하고 심지어 여러 사람과 친하게 지내므로 지적하기도 쉽지 않다.
‘불도저’는 풍부한 경력과 인맥으로 집단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려 한다. 공포와 겁박을 활용하고 사내에서는 오히려 유능한 리더십으로 칭찬받는 경우도 많다. 타협하지 않는 돌아이 아래의 직원들만 속병을 시름시름 앓을 뿐이다. ‘통제광’은 직원의 개인 시간과 공간을 존중하지 않고 세세하게 통제하는 관리자다. 이들은 불성실한 상사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데, 일을 통제할 능력이 없으므로 늘 불안하고 불안을 덜기 위해 과도한 통제를 한다.
이 유형이 가장 다루기 만만찮은 돌아이다. ‘가스라이팅형’은 남을 기만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린다. 우선 희생자를 고립시키고 다음으론 자기 입맛에 맞는 대안적 현실을 천천히 구축해나간다.
돌아이를 향해서는 실무 능력이 없는 무쓸모 직원이라는 오해가 있다. 실상은 단순한 빌런이 아닌, 인맥이 탄탄하고 타인의 능력을 파악하는 능력이 출중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상사가 돌아이를 내버려 두는 건 관심이 없어서라는 오해도 있다. 슬프게도 관리자들은 돌아이를 어떻게 다룰지는 배운 적이 없다.
내 주위가 도른자들뿐이라면 해결책은 있을까? 다행히 돌아이들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각 유형별 빌런들에 어떻게 맞설지 구체적으로 조언해준다. 결국은 ‘소통’이 답이다. 사무실의 친구들이 가장 큰 무기다. 무작정 참거나 사표를 내지 말고, 남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군을 만들어야 한다. 인맥왕인 동료를 통해 한 다리만 건너면 높은 분에게 연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직장 내 문제 해결에는 ‘절친’보다 가까운 ‘동료’가 더 유용하다. 저자는 “당신이 가깝게 느끼는 사람들과 깊고 좁게 사귀기보다 직장 내의 사회적 관계망에 속하는 많은 사람들과 널리 교류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한다.
『나의 막노동 일지』
↑ 『나의 막노동 일지』 나재필 지음 / 아를 펴냄 |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해가는 오늘날 한국에서 좌충우돌하는 기성세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고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에서는 한겨울에도 막노동꾼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 냄새,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을 씻어내려 들이켜는 소주 한잔의 쓴맛, 그리고 퇴직 후 다시 만져본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7호(23.12.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