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를 이해하려면 맘카페를 보라.”(-최성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10년간 국책은행을 다닌 30대 워킹맘이었던 저자는 2021년 사표를 내고 전업주부가 됐다.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코로나19 방역으로 집에 격리된 채 살아가던 그에게 세상을 향한 유일한 창은 인터넷이었다.
↑ 『맘카페라는 세계』 정지섭 지음 / 사이드웨이 펴냄 |
‘마녀들의 소굴’이라 불리지만 맘카페의 실상은 평범하다. 맘카페에는 여러 작은 모임방이 존재한다. “호랑이띠 아기 엄마들 모임”, “90년생 엄마들 모임”처럼 서로 공통점을 찾아서 뭉친다. 정보에 목마른 엄마들이 육아, 교육, 살림 정보를 공유한다. 엄마들의 고민, 정치적 이슈 등은 이 ‘소소함’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년 동안 집필에 매달리면서 저자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에 주목한다. 이 시대에 아이 양육은 엄마에게 주로 할당되어 있으며 과거 대가족 시대와 달리 고립된 엄마들은 불안함을 인터넷과 맘카페를 통해 해소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대단한 권한도 없는 운영자였지만 하루하루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상이었다. 소동이 끊이질 않았고 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중재하느라 힘들었다. 세간의 오해와 달리 돈은 한 푼도 벌지 못했다. 수백만 회원이 있는 유명 맘카페와 달리 지역 단위 맘카페들은 상업성을 띠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맘카페를 운영하며 이 공간의 불문율은 ‘둥글둥글함’임을 깨달았다. 이용자끼리는 서로를 향한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고 공격적인 말을 멀리하며 순한 공간을 지향했다. 여성과 엄마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과부하가 걸린 채 ‘약자’라는 정체성에 과도한 몰입을 하다 보니 엄마들은 ‘프로불편러’가 되기 쉬웠다. “불편한 분은 패스해 주세요”란 말이 통용되는 이 둥글둥글함 속에서 묘한 충돌을 일으키는 게 사회적으로 폭발성이 높은 교육 문제인 것도 오해를 사기 쉬운 이유였다.
공분을 사는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로 저자는 ‘고립된 성’이 된 맘카페의 특성을 지적한다. 저자는 맘카페를 향한 혐오에는 육아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가, 외적 가치에 매몰된 가족이라는 문화적 제도가 있었음을 꼬집는다. 그러면서도 5년의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육아 동지들의 공간이었던 맘카페에 대해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고 해악적인 공간이 아니라고 변호한다. 저자는 “무지와 몰이해에서 비롯된 증오와 낙인찍기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심각한 문제이며, 그것은 맘카페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 『오타니 쇼헤이의 위대한 시즌』 제프 플레처 지음 / 문은실 옮김 / 위즈덤하우스 펴냄 |
이 책의 원제는 ‘쇼 타임(Sho Time)’. ‘Sho’는 쇼헤이의 ‘쇼’를 뜻한다. 오타니를 그 어떤 언론인보다 많이 취재했던 한 베테랑 스포츠 기자의 ‘본격’ 오타니 분석서다. 한 시즌에 리그 홈런왕과 선발 10승이라는 상상도 못한 기록을 세운 ‘이도류(투수와 타자를 겸업)’ 오타니 쇼헤이를 저자는 누구보다 깊이, 많이 취재했다. 20년 이상 메이저리그를 취재해온 제프 플레처는 현재 LA 에인절스 전담 기자로서 오타니에게 가장 가까이서 질문을 던져 얻은 정보를 야구팬들에게 전달한 사람이다.
그는 오타니가 ‘야구소년’이라고 불리던 학창 시절과 닛폰햄 파이터스 시기는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오타니를 향한 치열한 영입 전쟁, 그의 놀라운 데뷔 시즌, 두 번의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6호(23.11.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