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백제 무령왕武寧王(재위501~523) 사후 1,500년이 되는 해이다. 무령왕은 백제가 다시 강국이 되었음을 선포한 왕이다. 그리고 뒤를 이은 아들 성왕聖王(재위523~554)은 왕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갔다. 그 첫걸음은 바로 아버지 무령왕의 장례였다.
↑ 무령왕의 제사용기(목관 앞) |
성왕은 아버지 무령왕의 장례를 523년 5월7일부터 왕릉에 모시는 525년 8월12일까지 무려 3년 동안 정성을 다해 백제 최고의 국가행사로 주관했다. 전시는 무령왕 묘지석과 목관을 비롯한 백제 왕실의 장례문화와 관련된 126건 697점을 선보이며, 장례를 주관한 성왕의 시선에 따라 무령왕의 상장례 과정을 5부로 구성했다.
↑ 글자가 새겨진 벽돌(공주 왕릉원 6호·29호 무령왕릉) |
2부 주제는 ‘사마왕은 무령왕으로, 태자 명농은 성왕으로’이다. 무령왕의 시신을 생전 모습으로 정성껏 꾸민 뒤, 집 모양의 목관에 안치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준다. 빈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실 중앙에 목관을 놓고 주변으로 흰 장막을 쳐서 빈전을 재현하고, 목관 위로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를 따라 왕의 죽음에서 매장까지 27개월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장례가 진행되며 죽은 왕은 생전 호칭인 사마왕이 아닌 시호 무령왕으로 불리고, 성왕은 태자 명농이 아닌 새 왕으로 빈소에서 조문 사절을 맞이했을 것이다.
↑ 무령왕 묘지석 |
에필로그 ‘더 강한 백제를 이어가다’는 장례를 치르고 왕위를 안정적으로 계승한 성왕의 시대를 담았다. 『삼국사기』 성왕 즉위 기사를 소개하고, 화려한 꽃비 영상으로 무령왕에 이어 성왕 시대를 기대한다.
↑ ‘1500년 전 백제 무령왕의 장례’ 포스터 |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공주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