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두 나라의 신화와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전시들과는 차별점이 있다. 신화, 초상 미술, 장례 등의 주제를 통해 마치 ‘이인삼각二人三脚’처럼 얽혀 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함께 나누고 또 따로 이루었던 예술과 문화와 역사의 장면들을 강조한다.
↑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초상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126점의 문화재를 보여주는 전시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을 보인다. ‘신화의 세계’ 섹션에서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래된 신화를 다룬다. 신들의 모습이 그려진 도기와 토제(약제를 흙과 볶는 것) 등잔, 로마의 대리석 조각상, 소형 청동상 등 55점을 전시한다. 주요 신들의 관장 영역, 일화를 전시품과 영상으로 소개하고 고대인들에게 이 같은 신화가 왜 필요했는지를 중심에 두었다. 또 그리스의 신화를 로마인들이 받아들이면서 세계관을 공유하게 되었음을 강조했다.
↑ 베누스상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
‘그림자의 제국’, 그리스·로마인들은 죽음으로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 형태로 이행하거나 전환된다고 생각했고, 무덤과 장례의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들은 산 자가 계속 기억해 준다면 망자는 영원히 산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가족뿐만 아니라 행인들이 죽은 이를 기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무덤의 위치를 길에서 가깝게 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도록 호화롭게 꾸몄다.
신화는 한 공동체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했던 방식인 만큼, 신화의 공유는 생각과 가치의 공유로 이어졌다. 이 공통된 세계관과 사후관이 그리스와 로마의 기반이다. 뿐만 아니라 로마는 그리스라는 자양분을 토대로 예술과 철학과 문학을 꽃피울 수 있었고, 그리스는 로마 덕분에 잊히지 않는 영원한 고대의 문화로 살아남게 되었다.
↑ 하데스로 가는 문을 새긴 묘비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3층 311호
기간 ~2027년 5월30일까지
티켓 무료 관람 가능
시간 월, 화, 목, 금, 일요일 10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4호(23.11.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