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전 일제는 오대산 깊은 산 속에 숨겨둔 조선왕조실록을 빼앗아 갔었는데요.
아픈 역사를 이겨낸 실록이 110년 만에 고향인 오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설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군주가 두려워할 바는 하늘과 사관의 기록뿐이다."
조선을 세운 태조부터 25대 왕 철종까지 472년 조선 왕실의 역사가 낱낱이 담긴 조선왕조실록,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입니다.
오대산 산속에 간직하다 일제에 빼앗겼던 실록이 1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정념스님 / 오대산 월정사 주지
- "오대산으로 돌아올 때 진정한 '환지본처', 본래 자리, 본래 고향으로 돌아갈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고…."
임진왜란으로 사고 3곳이 소실된 뒤로, 실록은 발길이 드문 깊은 산 속에 보관하고 사찰의 승려가 지키도록 했습니다.
일제는 오대산에 있던 실록 788책을 모두 가져갔고, 1923년 간토대지진 때 대부분 불에 탔습니다.
끈질긴 환수 운동 끝에 2006년 국내로 반환됐고, 오랜 서울살이를 마치고 현존하는 75책 모두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붉은색 동경제국대학 인장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서정민 /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 "외세의 침략을 당한 우리의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어서 아픈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만, 또한 이것을 되찾고자 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에…."
▶ 스탠딩 : 정설민 / 기자
- "110년 만에 고향 오대산으로 돌아온 조선왕조실록은 오는 12일 문을 여는 이곳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이새봄
화면제공 : 오대산 월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