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구는 불가, 사리는 반환' 2009년 합의로 회귀
문화재청 "사리 단독 반환도 존중" 입장 선회
↑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월 28일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 미술관이 소장한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석가모니 부처님, 지공스님, 나옹스님의 사리 등 총 4과(果)를 돌려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오늘(8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지시간으로 어제(7일) 오전 10시 보스턴 미술관 줄리아 메카시 관장 권한대행, 동양미술부장 크리스티나 유유 등과 면담한 결과 반환 가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우리 문화재 '금은제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의 반환을 위한 양국 간 논의 재개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협상이 다시 시작된 지 약 7개월 만입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해당 사리구의 원소장처인 개성 화장사와 양주 회암사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으로, 2009년부터 보스턴미술관 측과 반환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 [사진=연합] |
반환 협상이 10년 만에 재개된다는 소식을 접한 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협상 당사자로서 문화재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과의 긴밀한 논의 하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화재제자리찾기의 활동은 종단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계종의 원칙적인 요구는 사리와 사리구의 일괄 반환이고, 상황에 따라 이를 위한 '선결 절차'로서 사리의 우선 반환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조계종의 입장은 문화재청의 과거 입장과 궤를 같이 합니다.
앞서 지난 2009년 문화재재자리찾기가 총 3회의 협상을 통해 보스턴 미술관으로부터 "사리구는 불가하지만 사리는 반환할 수 있다"는 결정까지 이끌어 냈지만, 문화재청이 사리구까지의 완전한 반환을 고수함에 따라 반환 논의가 2013년 최종 무산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오늘 오후 입장문을 내고 종전의 반대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문화재청은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고 "사리의 '단독 반환'에 대해서도 당사자(보스턴미술관과 조계종단)간 합의가 된다면 이를 존중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이어 "사리는 사리구와 달리 불교계의 성물(聖物)로 신앙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보스턴미술관과 조계종단 간의 사리 단독 반환에 대한 합의가
문화재청은 "시민단체의 사리 반환 협상 활동을 존중한다"며 "지속적으로 외교부·조계종단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리구와 사리의 온전한 반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