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이한 ‘2023 대한민국 독서대전’
2023년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보는 서점가 트렌드
올가을 ‘이 키워드 이 책’을 주목해보자
가을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독서의 계절’은 빼놓을 수 없다. 예부터 가을은 수확을 앞둔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풍요로운 계절로,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올가을도 전국 각지에서 전시, 강연, 체험 등 다양한 독서 문화 행사가 예정된 가운데, 올해가 지나기 전 읽기 좋은 도서들도 함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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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포토파크) |
10주년 맞이한 ‘2023 대한민국 독서대전’
국내 최대 책 문화 축제,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대한민국 책의 도시’로 선정된 고양특례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대한민국 독서대전’ 본행사를 열어 ‘9월 독서의 달’ 시작을 알렸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다채로운 독서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부산시 북구는 ‘온; 나, 책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낙동 독서대전(9.23~24)을 열어 지역사회 독서 열기를 이어 나갔다. 또한 △서울 야외도서관(서울), △열 번째 가을의 책 다방(인천), △가을을 채우는 감성 필사(대전), △중학생 독서퀴즈대회(광주), △금호강 책 축제(대구), △도서관에서 즐기는 민속놀이마당(울산), △일상, 그림으로 기록하다(세종), △미션 북파서블(강원), △책 읽는 마법사(충북), △함께 한 책 읽기 독서토론 한마당(충남), △명사 초청 ‘인생문답’ 강연(전북), △목포도서관축제(전남), △2023 경북(BOOK) 페스티벌(경북), △안데르센 동화 콘서트(경남), △작은 도서관 책 잔치(제주) 등 전국 17개 지자체와 교육청, 소속 도서관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독서문화 행사가 진행된다. ‘9월 독서의 달’ 맞이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독서정보 누리집 ‘독서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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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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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24 2023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도서 ‘세이노의 가르침’(사진 예스24제공) |
올해 상반기 도서 시장의 주요 이슈를 꼽자면 J-콘텐츠의 인기를 빼놓을 수 없다. 1월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과 함께 3040세대 추억의 만화책 『슬램덩크』 단행본을 직접 찾아보는 팬덤 문화가 확산됐다. 이 밖에도 요즘 뜨는 콘텐츠의 특징인 팬덤 문화는 올 상반기 서점가에도 더욱 확대되는 추세였다. 특정 아티스트나 인플루언서, 게임 등 한층 다양한 분야에서 도서 출간 및 판매 증가로 나타났다.
챗GPT로부터 시작된 미래 기술이 화두가 되며 서점가에 ‘챗GPT 돌풍’이 불기도 했다. 올 초부터 자연스러운 대화와 정교한 답변이 특징인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어지며 관련 도서 출간 및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다. 관련서는 크게 챗GPT에 대한 분석과 전망, 사회에 미칠 영향 등을 화두로 하는 도서와, 실질적인 활용 방법을 담은 실용서 등이 있다.
·『슈퍼노멀』(주언규 저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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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언규 저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기존 자기계발서의 마인드 컨트롤, 동기부여, 막연한 응원 대신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하는 5개의 성공 매뉴얼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돌연변이를 발견한다, △2단계 운과 실력을 분해한다, △3단계 실력의 영역을 정복한다, △4단계 빈도를 극단적으로 높인다, △5단계 고성과를 일반화한다. 책은 노멀들의 반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슈퍼노멀』은 교보문고 9월 첫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2위, 예스24 베스트셀러 8위에 올랐다.
#독서 챌린지 #SNS 챌린지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저 / 김하현 역 / 어크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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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하리 저 / 김하현 역 / 어크로스 펴냄) |
집중력의 부재는 흔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문제라고 여기지만, 저자는 사회적 시스템에 주목했다.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한 ‘문화’에 기인한 문제라는 것. 저자는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을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과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로 나누어 설명한다. 멀티태스킹,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각성 상태, 테크 기업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조작은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것들이고, 수면 시간과 소설 읽기 경험, 몰입의 체험, 영양가 있는 음식은 너무 적어서 문제인 것들이다. 지난 4월 출간돼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들었으며, 「아마존」, 「월 스트리트 저널」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맛도리 제목 도서
·『개소리에 대하여』(해리 G. 프랭크퍼트 저 / 이윤 역 / 필로소픽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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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G. 프랭크퍼트 저 / 이윤 역 / 필로소픽 펴냄) |
말의 진위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개소리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담론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개소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개소리와 거짓말이 어떻게 다른지, 우리가 왜 개소리를 경계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나간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분석 철학서로, 그 본질과 사회 문제를 탐구한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안톤 허 저 / 어크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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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톤 허 저 / 어크로스 펴냄) |
안톤 허가 첫 번째 에세이집을 선보였다. 법대생이었던 그는 늦은 나이에 문학 공부를 시작하여 한국문학 번역가로 데뷔하고, 보수적인 한국 출판사를 설득해 좋아하는 작품의 번역권을 따내고,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 출판사에 제안서를 내밀었다. 책은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걸어간 저자의 과정을 담았다.
#팬덤+도서 #하루키스트(무라카미 하루키 팬덤) 모여라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저 / 홍은주 역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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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하루키 저 / 홍은주 역 / 문학동네 펴냄) |
·『푸바오, 매일매일 행복해』(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저 / 시공주니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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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저 / 시공주니어 펴냄) |
#화제의 미디어셀러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특별판)』(카이 버드, 마틴.J.셔윈 저 / 최형섭 역 / 사이언스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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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 버드, 마틴.J.셔윈 저 / 최형섭 역 / 사이언스북스 펴냄) |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유현준 저 /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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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준 저 / 을유문화사 펴냄) |
건축물에는 당대 사람들이 세상을 읽는 관점과 물질을 다루는 기술 수준, 사회 경제 시스템, 인간에 대한 이해, 꿈꾸는 이상향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건축물 30개를 ‘건축 기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3부로 나눠 소개한다. 건물 구조로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외치는 ‘독일 국회의사당’, 공공 공간을 만들며 소통의 장이 된 ‘시티그룹 센터’와 ‘HSBC 빌딩’, 미술관 공간에 대한 선입관을 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설계한 건축가들은 벽, 창문, 문, 계단 등을 이용해 세상을 바꾼 혁명가들이자, 대중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 철학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건축 기행을 통해 ‘좋은 건축’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인문학을 함께 녹여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tvN 예능 <알쓸별잡>의 첫 방영일을 기점으로 출연자들의 저서가 주목받으며, 유현준 건축가의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은 전주 대비 판매량이 33.5% 증가했다.
서울광장 ‘책읽는 서울광장’이 하반기 운영을 개시한다. 하반기 행사는 지난 14일(목)에 시작돼 11월12일(일)까지 매주 목·금·토·일 운영한다. 평일(목~금)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토~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음악과 책’에 방점을 두고 책과 음악이 함께 흐르는 예술공간으로 운영된다. 매주 목요일에는 작가들의 북토크가, 매주 금요일은 미니 클래식 콘서트를 마련한다. 토요일에는 오롯이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책과 음악 사이, 음악이 흐르는 독서 맛집 책읽는 서울광장’을 기획·운영한다. 또한 독서의 계절을 맞아 시민들이 더 즐겁게 공감하며 책읽기를 할 수 있도록 서울도서관 사서들의 마음이 모인 특별 추천(큐레이션) 프로그램 ‘Seoul Library, My Soul’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상징물인 11개 열린 서가와 앉은 곳 어디에서나 손 뻗으면 책을 볼 수 있는 책바구니 80개, 매주 협력 행사의 주제와 연령별 추천도서로 꾸며질 이벤트 북큐레이션 부스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책을 매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뚝섬 한강공원에 마련한 수변 속 열린도서관 하반기 ‘책읽는 한강공원’(~10월28일)의 경우 방문객이 개장 2주 만에 5만여 명을 돌파했다. 지난 상반기 7회(5~6월 매주 토요일) 동안 온 방문객 약 1만6,000명보다 3배 이상 많은 방문객이 찾은 것이다. 올가을 아름다운 한강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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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읽는 한강공원(사진 및 자료제공 서울시) |
2005년부터 매해 가을마다 개최되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책 읽는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축제 행사다. 올해 제1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의제인 ‘돌봄’을 주제로 선정했다. 코로나 팬데믹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무관심’ 속 ‘돌봄’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져갔다. 팬데믹 이전부터 어둡고 부담스러운 단어로 인식되어온 돌봄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이번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돌봄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시선으로 깊게 이해하고자 한다. 돌봄의 주체와 대상은 언제나 상호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각의 논의를 통해 돌봄의 차원을 확장시키고, 돌봄의 본질인 ‘관계성과 연결’에 초점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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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상상만발책그림전’(사진 와우컬처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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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 포스터(사진 와우컬처랩) |
[사진 및 자료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예스24, 각 출판사, 와우컬처랩,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