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의 기다림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한국어 공연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이번이 3번째이다. 게다가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손지수, 송은혜 등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다.
↑ (사진 에스앤코) |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곡이 선사하는 가면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파리 오페라하우스 객석 위로 곤두박질치는 1t의 샹들리에, 자옥한 안개와 수백 개의 촛불로 뒤덮인 신비한 지하 미궁, 토니상을 수상한 천재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창조한 프로덕션 디자인의 세계는 무대 위 작은 요소 하나까지도 뛰어난 상상력과 디테일로 이뤄져 있다. 벨 에포크 시대 등 치밀한 시대 고증을 통한 의상 디자인은 다양한 패턴의 직물로 제작되어 동일한 디자인이 단 한 벌도 없다.
무명 무용수였던 크리스틴은 새로운 공연의 주인공으로 발탁되고 그녀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모두를 매료시키며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부상한다. 분장실에 홀로 있던 크리스틴은 흰 마스크로 얼굴을 숨긴 채 나타난 유령에게 이끌려 지하 미궁으로 사라진다. 크리스틴의 실종으로 혼란에 빠진 오페라하우스에는 유령의 경고장이 도착한다. 다시 돌아온 크리스틴, 하지만 유령의 은신처에서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크리스틴은 공포에 사로잡히고, 그녀를 사랑하는 라울은 사랑을 맹세하며 크리스틴을 유령에게서 구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 (사진 에스앤코) |
30여 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경이로운 무대 메커니즘은 작품의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대규모 스케일의 거대한 세트는 상상력의 결정체로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상징적인 화려한 무대와 계단, 위압적인 샹들리에의 추락, 천장에 드리워진 드레이프, 자욱한 안개 사이로 솟아오르는 촛불, 유령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가 등장하는 지하 호수 장면은 진한 감동의 여운을 안긴다.
↑ (사진 에스앤코) |
장소 (서울 공연)샤롯데씨어터
기간 ~2023년 11월17일
시간 화, 목 7시30분 / 수, 금 2시30분, 7시30분 / 토 2시, 7시 / 일 3시
출연 유령 –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 크리스틴 – 손지수, 송은혜 / 라울 – 송원근, 황건하 / 앙드레 – 윤영석 / 파르맹 – 이상준 / 칼롯타 – 이지영, 한보라 / 피앙지 – 박회림 / 마담지리 – 김아선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에스앤코]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5호(23.9.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