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사진=웅진 지식하우스] |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인지심리학 박사이자 버지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인지심리학 연구의 대가' 대니얼 T. 윌링햄이 정립한 '뇌과학 공부법'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윌링햄 교수는 우연히 교사 500명 앞에서 강연을 하는 동안 학생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누구나 적용하면 곧바로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뇌과학 공부법을 20년 동안 연구해 미국의 학부모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이 됐습니다.
저자는 학생들이 '더 오래 공부해야만 한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 공부를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무조건적으로 포기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비극의 악순환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대신 체계적으로 노트 필기를 하길 권합니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것은 과거에 위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도록 진화했고, 때문에 수업 시간에 필기한 노트를 보면 '다 안다'라고 착각하고 싫증을 느끼게 하는데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노트 필기를 바라만 보면 이해할 뿐 알지는 못하는 것이라며, 체계적인 정리를 강조합니다. 책에 따르면, 인간은 정리되지 않은 단어는 18퍼센트만 기억하지만, 논리적으로 정리된 단어는 무려 65퍼센트를 기억합니다.
시험 대비 전략도 언급됩니다. 필승 전략은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기'가 아닌, 교과서 내용 사이의 연결고리를 파악하기 위해 의미를 생각하고 스스로를 시험해보는 셀프 테스트(self-test)를 통해 '인출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공부를 자꾸 미루고 싶은 욕구에 맞서 대응하기 위해 '쾌락과 고통'의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 시험을 볼 때 실수로 틀리지 않는 법 등, 일상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부법 94개가 책에 자세하게 소개됐습니다.
↑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 [사진=열림원] |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편에는 해박한 철학 지식을 갖춘 1920년생 김형석 교수의 신작 원고 다섯 편이 더해졌습니다.
104년 동안 연세대학교 김형석 명예교수가 발견한 행복의 조건들이 이 책 안에 잘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장 중 일부를 꼽자면 '생각해보면 고난의 짐을 질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주고받은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104세가 된 그가 꿈꾸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은 어떨까요? 그는 '청춘들의 아름다운 대화가 있는 사회'를 꿈꾼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세련되고 아름다운 감정이며, 아름다운 감정이 곧 '즐거움과 행복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이어 저자는 "원자가 물체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세포들은 생명체를 벗어나 생존하지 못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웃과 사회를 떠나서는 생활을 할 수 없다"며 "행복이란 서로 존경하고 위해주는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정의에 대한 그의 견해도 밝힙니다. 정의는 평등을 위한 이념적 도구나 자유를 약화시키는 구속물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신 그는 정의는 '인간애에 대한 책임과 의무이며, 더 많은 사람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부단한 사랑의 가능성'이라 정의합니다.
김형석 교수는 1954년부터 31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봉직하며 한국 철학계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했으며, 자신의 평생 친구인 김태길·안병욱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의 원조 1세대 철학자'이자 '철학계 삼총사'로도 불렸습니다.
지금도 그는 방송과 강연,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꾸준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15라운드를 버틴 록키처럼 [사진=책밥상] |
고단한 삶을 매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버티는 힘을 주는 짧은 형식의 에세이집이 출간됐습니다.
책 '15라운드를 버틴 록키처럼'은 저자가 만난, 꿈을 향해 하루를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자는 "매일 '그로기 상태(권투시합 등에서 상대에게 큰 가격을 당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다리가 후들거리는 상태)'인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은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것들보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는 '작은 것들의 지속적인 힘'"이라고 말합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명 가수, 낯선 모텔 주인, 제주도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후배, 이삿짐센터 일꾼 등으로, 모두 우리의 이웃이자 우리의 모습입니다.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걷는, 작지만 단단한 이야기들이 평범한 일상을 마주하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힘을 전해줍니다.
가령 책 속에서 저자는 "비가 쏟아지는 지방의 어느 허름한 무대, 무명가수는 빗속에서 텅 비어가는 객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무대를 마친다"고 말합니다.
또 "한 수제비집 사장님은 무뚝뚝하기 짝이 없지만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는 수제비 맛이 사장님의 굳은 표정이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가며 저자는 15라운드를 버틴 '록키 발보아'처럼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리고 패배하더라도 힘든 시절을 꿈으로 버틴 사람들에게도 꿈 이상의 무언가가 남을 것이라고 조용한 응원의 말을 남깁니다.
짧은 글이 주는 글맛 위에 저자의 위트와 사진이 어우러져 '마음의 힘'이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 일이란 무엇인가 [사진=민음사] |
오직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도 출간되었습니다.
'평사원'에서 '사장'까지 삼성전자의 갤럭시 성공 신화를 쓴 고동진 삼성전자 전 사장이 삼성 직원들의 질문에 답합니다.
저자는 "쟁쟁한 명문대 출신에 유학파, 박사가 가득한 곳에서 학부 졸업생으로 입사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절실함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에 임하는 것뿐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성공 신화를 쓰기까지 저자의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신입 사원 시절, 부족한 어학 실력에 상사로부터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고 2006년엔 왼쪽 귀의 청력을 잃어 삶의 가장 큰 고비와 맞닥뜨렸습니다. 무엇보다 2016년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는 그동안의 성과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철저히 계획했고 처절하게 노력했습니다. 상사의 냉철한 질책 이후 주중 약속을 모두 없애고 일어와 영어 공부에 매진해 입사 3년 반 만에 대리로 승진했습니다. 동기들에 비해 6개월 더 빠른 속도였습니다.
청력이 상실됐을 때는 아내로부터 퇴직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고, '노트7' 제품 단종 사태 때는 '투명하게 원인을 분석한 뒤 책임지고 회사를 떠난다'는 배수진까지 치고 수습에 매달려 문제를 극복했습니다.
주식이나 코인, 재테크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분위기가 팽배한 요즘 같은 때, 역설적으로 '일'을 잘하는 것은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성공의 본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입사 초부터 '사장'이 자신의 목표였고 오직 일로 성공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사장이 되겠다는 그의 목표는 누가 세워준 것이 아닌 그 자신의 것이었습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 일할 것인지 본인만의 기준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은 부족한 사람이란 것을 잘 알았기에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며, 회사에서 지원되는 해외 석사 연수에 대해서도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때문에 피곤하다'는 생각 없이 도전해볼 수 있었다고도 진솔하게 이야기합니다.
고동진 전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유럽 연구소장, 상품기획팀장, 개발실장 등 직책을 두루 거치며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세계 일류로 선도하고, 폴더블 스마트폰 등 혁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여, 갤럭시 브랜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들은 바 있습니다.
↑ 고수의 생각법 [사진=인플루엔셜] |
10만부 돌파를 기념해 전설적인 바둑기사인 조훈현의 책 '고수의 생각법'의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올해 프로 데뷔 61년을 맞이한 조훈현 9단이 바둑판 위에서 깨달은 생각의 힘과 자신만의 사유의 방식을 오롯이 담아낸 책이다.
세계 최다승(1953승)과 최다 우승(160회) 기록을 보유한 조훈현 9단은 이 책에서 자신의 인생을 직접 복기하며 자신만의 생각 법칙을 풀어냈습니다.
앞서 지난 2016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당명 변경, 현 국민의힘)에 입당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활동을 하기도 한 조훈현은 책에서 판의 읽는 능력을 읽어야 한다며, 초보의 마음과 고수의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초보들은 패싸움이나 대마싸움과 같은 작은 부분에 집착해 전체를 보지 못하지만, 19로의 바둑판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고 고수는 이 연결고리를 깨우쳐야 하고, 이러한 유기적인 사고는 사회 곳곳에서 요구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정치인은 성장과 분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만 합니다. 외교를 하는 사람도 한 나라의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면 안 되고, 기업인 역시 단순히 비즈니스만 알아서는 안 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방면에서 세상 전체가 돌아가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조훈현은 이와 함께 복기의 중요성, 그리고 오만해지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에고(ego)'가 있기 때문에 겸손함을 잃어버리기가 쉽지만, 선생·상사·
‘고수의 생각법’ 스페셜 에디션은 AI가 세계 최고 기사를 굴복시킨 변화를 지켜본 그의 생각, 데뷔 60주년에 대한 소회 등을 새롭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담았습니다. 초판 출시 이후 바뀐 사실들 또한 책에 수정, 반영했습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