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매력에 빠진 반려인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적당한 관심과 접촉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고슴도치도 이런 성향이라 궁합이 잘 맞는다. 고슴도치는 짖지 않고, ‘우다다’도 없고, 물건을 망가뜨리지도 않아 돌보기 수월하다. 하지만 성격이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해 자극이 많거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는 적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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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픽사베이) |
일주일쯤 지나면 조심스럽게 핸들링을 시도하는데, 고슴도치 배 아래로 손을 넣어 두 손 위로 올려 보는 것이다. 크게 거부하지 않으면 등을 쓰다듬어 보고, 고슴도치가 가시를 눕히고 몸을 맡긴다면 ‘너를 믿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후에는 꾸준하고 정기적인 접촉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최소한 하루에 30분씩은 접촉하고 말을 걸어 주며 함께 놀아 주어야 고슴도치와의 행복한 동거가 이어진다.
예민 보스인 고슴도치에게는 집의 위치도 중요하다. 늘 주위를 경계하느라 피곤한 고슴도치는 조용한 공간에서 한결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고슴도치의 집은 텔레비전이나 음향기기에서 멀찍이 배치하고, 외부 소음이나 직사광선이 많은 창가에서 떨어뜨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어느 정도의 소음은 점진적인 노출 훈련으로 적응 가능하다.
고슴도치 집 온도를 22~26℃로 유지하는 일은 필수다. 온도에 민감한 고슴도치는 추우면 동면에 들어가고 더우면 열사병에 걸린다. 일반적으로 고슴도치는 동면을 하는데 반려 고슴도치에게 동면은 위험하다. 야생 고슴도치는 겨울잠을 준비하며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매일 같은 양의 사료를 먹는 반려 고슴도치는 영양분을 저장해 둘 필요가 없다. 영양분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로 동면에 들면 에너지를 다 쓴 뒤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 고슴도치 배가 차고 행동이 느리고 몸을 말고 계속 잔다면 동면 신호다. 따뜻한 곳으로 옮겨 몸을 덥혀 주되 한 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거나 계속 잔다면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
온도 조절만큼 중요한 것이 운동 관리다. 고슴도치는 작은 체구에 비해 활동량이 많다. 야생이라면 하룻밤 동안 3~5㎞를 이동할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0호(23.8.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