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개국 28곳 와이너리 여행기
와인 정보와 와이너리 가는 법, 주변 여행지까지 담아
다소 심심한 제목 탓에 그저 그런 와이너리 소개 책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녀가 전하는 진한 와인의 풍미를 놓치는 것이 된다. 책, 여행, 와인에 심취해 여행·와인 분야 잡지 기자로 일하다 퇴사 후 여행 작가의 길을 택한 나보영 작가. 그녀는 프랑스 보르도의 포도밭과 땅속에 끝없이 펼쳐진 신비로운 카브에 매료된 뒤 늘 꿈꾸던 유럽 와이너리 여행을 감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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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보영 지음 / 노트앤노트 펴냄 |
한 와이너리에 대한 내용이 짤막하게 이어지지만 서사가 탄탄해서 그 와인과 그 와인을 만든 와인 메이커의 애정을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300페이지가 넘지만 단숨에 읽히는 이유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와인 종류별 유명 생산지와 포도 품종, 양조 과정, 와인 정보, 유명 인사와의 일화뿐 아니라 근교 여행 방법까지 머릿속에 자연스레 각인된다. “와인, 여행, 음식, 건축, 예술은 서로 연결된 문화”라는 책속 와인 생산자의 말처럼.
“성이나 수도원, 궁전 자체를 와이너리로 꾸민 곳, 죽은 친구를 대신해 어려운 와이너리를 부활시킨 곳 등 작은 마을 와이너리에서 만난 친구 같은 와인 생산자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결국 애정으로 한 병의 와인을 탄생시키는 와인 생산자들, 즉 사람 이야기다.”
프랑스 루아르,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냐, 프라니아 코르타, 스페인의 엠포르다 등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포함해 와이너리의 주소는 물론 렌터카와 대중교통 소요시간, SNS 정보와 주변 여행 일정까지 촘촘하게 담아낸 부분에서는 기자 출신다운 세세함이 돋보인다.
마시고 싶은 와인이 나올 때마다 페이지를 접어두다 보니 다 읽고 난 책이 한층 두꺼워졌다. 와인에 대한 탄탄한 지식과 작가가 직접 찍은 고퀄리티의 사진 덕에 독자들은 실제 와이너리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노트앤노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