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빛 제주 바다는 여름의 낭만과 가장 가깝다. 제주의 바다가 일찌감치 문을 열었다. 동서남북, 섬의 어디에나 멋진 해수욕장이 즐비하지만 밤바다의 낭만을 좀 더 길게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딱 두 곳, 삼양해수욕장과 이호테우해수욕장이다.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시행하는 야간개장 때문이다.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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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해수욕장(사진 비짓제주) |
삼양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해변은 모래층이 생각보다 단단해 발이 푹푹 빠지지 않고 발바닥으로 느끼는 부드럽고 고운 모래의 촉감이 기막히게 좋다. 이곳의 검은 모래는 철분이 함유돼 있어 신경통이나 관절염, 피부염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름부터 가을 초까지 모래찜질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맨발로 해변을 걷고 난 후나, 모래찜질로 뜨겁게 달군 몸은 해변 차가운 용천수로 식히면, 그 또한 삼양해수욕장만의 특별한 즐거움이다.
삼양해수욕장은 서핑과 스쿠버다이빙, 바다낚시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요즘 웨딩 촬영 명소로도 꼽힌다. 제주 북동쪽에 위치해 있지만 멋진 노을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양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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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해수욕장(사진 비짓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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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테우해수욕장(사진 비짓제주) |
이호테우 풍경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바로 조랑말 등대다. 제주의 조랑말을 형상화한 정식 등대로 빨강색 말과 하얀색 말, 두 마리가 각각 이호항의 안쪽 방파제와 바깥쪽 방파제에 한 마리씩 자리를 잡고 있다. 목마등대, 간세등대라고도 불리는 이 등대는 높이가 12m로 마치 트로이목마를 연상케 한다. 빨강색 말과 하얀색 말의 극명한 색감의 대비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강렬하면서도 이국적이다.
특히 해가 질 무렵 바다를 배경으로 한 등대의 모습은 압도적 풍경을 연출한다. 환상적인 야경과 바다낚시, 식도락 등 아름다운 밤의 정취가 물씬한 이호테우의 야간개장이 반갑지만 낮 시간의 이호테우도 놓치지 말자. 이호테우 해변은 ‘원담’이라는 제주의 전통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원담이란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제주 전통 어업 방식 중 하나로, 이호테우 해변에는 그 공간을 복원시켜 놓은 ‘모살원’이 있다. 썰물 때만 신비롭게 드러나는 원담을 보기 위해서는 ‘물때’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한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호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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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테우해수욕장(사진 비짓제주)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6호(23.7.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