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나 브랜드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 ‘팬슈머Fansumer’(Fan+consumer). 이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동시에 기업과의 능동적인 소통을 중시한다. 최근 팬슈머의 영향력이 커지며 기업들은 팬슈머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 제품 출시, 홍보 방식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팬슈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소비가 재화의 필요성으로 그치지 않고 개개인의 만족도와 사적인 영역으로서 접근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일방적인 재화, 서비스만을 제공하지 않게 되었다. 나아가 고객의 취향과 니즈를 그대로 반영하는 등 제조 생태계가 변화되기도 했다. ‘팬슈머Fansumer’의 등장이다. 팬슈머는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며 주목받았다. 기존에는 연예인, 정치인, 브랜드 등에 적극적인 팬덤 공세를 펼치는 소비 성향을 지칭하는 단어였지만, 현재는 점차 의미가 확대되면서 상품이나 브랜드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 성향을 지칭하기도 한다. 팬슈머는 상품 구매에 이어 성숙한 팬덤 문화를 지향하며, 기업과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식품 유통업계, 연예계 등을 중심으로 팬슈머의 영향력이 커지며 각종 시장에서 팬슈머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일 잘하는 소비자, 팬슈머에 응답하라’, 2021)에 따르면 팬슈머는 사업 전반에 직접 관여하는 가장 적극적인 개념의 소비자로 디지털 기술 진보, 가치소비 확산, 팬덤 문화 진화에 따라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추종하는 대상에 따라 팬슈머A(Artist, 연예인)와 팬슈머B(Business, 기업)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예인과 기업의 협업을 중재하는 팬슈머C(Collaboration) 유형도 출현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팬슈머 마케팅이 각 유형별로 어떤 형태를 띠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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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걸그룹 ‘에스파’ 멤버인 윈터 팬클럽의 기부로 서울숲 중앙호수 산책로에 벤치정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사진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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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축자 가수 임영웅(사진 중앙)(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
단종되었다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재출시되거나 업그레이드된 상품들도 있다.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 5월 제품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2016년에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불닭의 맛에 마늘의 풍미를 더한 걸쭉한 국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단종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수출용 불닭볶음탕면을 직접 구입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어졌고, 삼양식품 공식 홈페이지에 재출시 관련 문의글이 1,000건을 넘어가는 등 요청이 지속되자 삼양식품은 재판매를 결정했다. 그 밖에도 글로벌 시장 고객을 타깃으로 해 인기를 얻은 수출용 제품인 야끼소바 불닭볶음면과,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 역시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된 요청으로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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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닭볶음탕면(사진 삼양식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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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와클(사진 오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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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립파이 초코(사진 롯데웰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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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초코우유(사진 푸르밀) |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의 경우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기념 페스타(2023 BTS FESTA)를 맞아 방탄소년단 관련 서울 주요 명소 13개가 포함된 ‘서울방탄투어’ 지도를 제작해 선보였다. 서울방탄투어 지도에는 장소별로 연관성 있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들과, 지도 내 QR코드를 통해 유튜브 링크를 제공했다. 방탄소년단 관련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 정보를 ‘비짓서울’을 통해 제공하고, 6월12일부터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인 세종문화회관, 세빛섬, 남산서울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반포, 양화, 영동, 월드컵대교 등에선 방탄소년단의 대표 컬러인 보랏빛 점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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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관련 스폿과, 장소별 방탄소년단 노래가 선별된 서울방탄투어 지도(내지)(사진 서울시) |
뮤직비디오 영상에서는 코카콜라 제품 이미지가 영상 말미까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코카콜라를 연상할 수 있는 건 장면 중간중간 등장하는 빨간색 문과, 후크 가사뿐이다. 재미있는 점은 해당 영상이 광고 CM송인데도 불구하고 유튜브 등에서 ‘뉴진스 제로 뮤직비디오 영상 해석’, 리뷰, 해외 반응 등 2차 창작물로 이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 상품(혹은 작품)과 관련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고, 퀄리티를 높인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팬덤 소비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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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진스X코카콜라 zero 앨범 컷(사진 한국코카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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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진스(사진 어도어) |
[사진 서울시, 프로축구연맹, 각 브랜드, 매경DB / 참고 및 발췌 자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일 잘하는 소비자, 팬슈머에 응답하라’(2021)]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6호(23.7.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