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면 바로 6월 25일, 한국전쟁을 멈춘 지도 올해로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당시 수많은 민간인도 집단 학살을 당했지만, 잊힐 뻔 했는데요.
그 유해들을 민간 차원에서 무려 10년 동안 자발적으로 발굴했던 길고도 의미 깊은 여정을 담은 영화가 만들어져 주목됩니다.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전쟁의 아픔을 담아내면서 두 번째 '천만 관객' 달성 한국 영화가 된 '태극기 휘날리며'.
고 이은주 배우가 식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이념 논쟁에 휘말려 총살당하는 약혼녀를 연기합니다.
영화<태극기 휘날리며>
"내 핑계 대지 마! 내가 그렇게 하랬어?"
지난 2010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체된 뒤 이처럼 집단 학살된 민간인의 유해를 찾아주려는 자원봉사 시민 발굴단이 결성됐습니다.
영화<206:사라지지 않는>(21일 개봉)
"파출소에서 끌어다가 이곳에 놓고 총살시킨 그 현장입니다."
전국의 뒷산과 방공호 등에서 켜켜이 엉켜 있는 유해 1,880여 구를 발굴했는데, 특히 설화산에선 유해의 80% 이상이 여성이었습니다.
▶ 인터뷰 : 안경호 / 발굴팀장
- "어린아이의 늑골, 즉 갈비뼈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예요. (1951년 1월에) 엄마가 아이들을 보호해주면서 어린아이들의 갈비뼈가 많이 노출되지 않았는가…."
▶ 인터뷰 : 김나경 / 발굴단원
- "비녀가 엄청 많이 나왔어요. 돌아가신 분들도 제가 누리고 있는 이런 것들을 당연하게 누렸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돌아가신 거잖아요."
신체를 구성하는 뼈 206개를 찾아온 여정을 담은 영화는 국가와 전쟁의 의미를 묻습니다.
▶ 인터뷰 : 허철녕 / '206:사라지지 않는' 감독
- "뼈는 물론 206개를 온전하게 찾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유해는 그 자리에 남아서 우리가 찾아주길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임시로 안치된 민간인 희생자의 유해를 모실 위령 시설이 내년 말 첫 준공될 예정인 가운데, 발굴단은 남아있는 학살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규명과 명예회복을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김지예,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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