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JR의 아시아 최초 전시이다. 이 전시는 JR의 문화, 사회, 정치적 주제에 대한 관심과 대중과의 협업을 토대로 초기부터 지난 20여 년간 펼쳐 온 행보를 소개한다.
↑ JR (French, born 1983). JR portrait, 2019. © JR-ART.NET |
JR은 1983년 프랑스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친구들과 그래피티를 하던 그는 2001년 파리 지하철에서 카메라 작업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전환점을 맞는다. JR은 친구들의 그래피티 작업을 기록하며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과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 2005년 파리 이민 노동자 소요 사태를 카메라에 담고 파리 도심 곳곳의 건물 파사드에 거대한 초상화를 설치하며 ‘세대의 초상’ 첫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 사진이 뉴스에 쓰이며 JR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 Generation, Braquage, Ladj Ly, Wheat-pasted posters, 2004. © JR-ART.NET |
“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도시의 벽들이지요”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이미 13세부터 ‘페이스3’라는 가명으로 도시 곳곳 빌딩과 옥상, 지하철 등에 그래피티를 남기기 시작했다. 이후 촬영한 사진을 복제하여 외벽에 붙이고 이미지 둘레에 액자처럼 프레임을 그려 넣으면서 일종의 야외 갤러리 전신인 ‘거리 전시회 Expo 2 Rue’를 선보였다.
JR은 2004년 첫 공공프로젝트에 착수하는데 바로 ‘세대의 초상’이다. 이는 편향된 미디어가 묘사하고 주입한 편견을 전복시키고 대중의 인식 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브라카쥐, 래드 리’는 ‘세대의 초상’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진이며 그의 작업의 근간이 되는 상징적 작품이다. 무기처럼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JR의 친구이자 영화 감독 래드 리, 사진 뒤편에는 건물 벽에 붙어 있는 JR의 사진이 보인다. 이는 유색인종이 들고 있다는 이유로 카메라가 한순간 무기로 변모하는 것으로 이는 편향된 미디어가 우리에게 어떠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지를 잘 나타내는 작품이다.
↑ ‘제이알: 크로니클스’ 포스터 |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롯데뮤지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883호(23.6.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