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기네스북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부자인 장 폴 게티. 그가 직접 일과 투자, 부의 원칙을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큰돈은 이렇게 벌어라』로 출간되어 절판되었다가 재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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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 폴 게티 지음 / 황선영 옮김 / 세종서적 펴냄 |
“남의 말을 듣지 마라. 성공하는 사람은 자기 안의 목소리를 따른다.” 이런 자신만만한 말도 이 남자가 하면 수긍할 수밖에 없다. 폴 게티는 18세부터 석유 채굴 현장 잡역부로 일하기 시작해 대공황시기 석유기업을 장악하며 항공기, 호텔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설의 ‘석유왕’이다. 손자가 납치되어도 몸값을 지불하지 않은 영화 ‘올 더 머니’ 속의 피도 눈물도 없는 모습으로 유명하지만, 극단적으로 검소한 생활을 했고 거액의 자선 기부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6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수집한 미술품을 전시한 LA의 미술관 게티 센터는 세계적 명소가 됐다.
첫 장부터 그는 첫 10억 달러를 번 방법을 털어놓는다. 그의 부친도 석유 시추업자였지만 아들에겐 한 푼도 도와주지 않았다. 자본금 없이 오클라호마에서 뛰어든 이 사업은 도박과 비슷했다. 누군가는 임차권과 시추 작업에 투자해 깡통을 찼고, 누군가는 벼락부자가 됐다.
그는 은행 대리인에게 입찰을 부탁해 경쟁자들이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공개 경매에서 유정 임차권을 단돈 500달러에 따냈다. 자본이 없어 시추 회사 지분의 15%밖에 받지 못했지만 밤낮으로 시추 현장을 지킨 끝에 1916년 첫 시험 유정 시추에 성공했다. 그는 2주 만에 땅의 임차권을 석유회사에 팔아 1만2000달러를 벌었다.
시추 현장에서 그는 지질학자, 법률 고문, 시추 감독관, 폭발 전문가 일을 해냈고 잡역부로도 일했다. 성공 비결은 하나뿐이었다. 당시는 석유 지질학이란 학문이 유전업계에서 받아들여지기 전이었다. ‘재수 없는 책벌레’를 비웃는 업자들 사이에서 그는 지질학의 유용성을 믿고 시추 확률을 높였다. 24세에 100만 달러를 벌고 은퇴했던 그는 2년 만에 번복하고 석유사업으로 돌아왔다. 늘 인부들과 시추기 위에서 시간을 보냈던 습관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인부들은 자신이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 경영자와 함께 노력하는 동업자라 느낀 것이다.
대공황은 큰 기회였다. 1929년 주식 시장 붕괴로 그는 아버지를 잃었지만 미국 경제의 미래를 확신해 역대 최저가에 팔리는 석유회사 주식을 닥치는 대로 매집했다. 캘리포니아 7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타이드워터를 사겠다고 선언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다. 194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채굴권을 1250만 달러에 사들였다. 4년의 시간과 1800만 달러의 비용을 쓴 끝에 그는 130억 배럴이 넘게 매장된 유정을 찾아냈다. 이후 그는 정유 공장, 유조선 선박까지 제조하고 석유와 광물 탐사 사업을 네 개 대륙에서 펼쳤다.
경영자에게 유용한 조언이 많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돈을 많이 벌 방법은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서 자기 사업을 하는 방법뿐이라고 조언한다. 인사 관리에는 심리학을 활용하고, 직원을 대할 때는 공평함에 주의하라고 말한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의 기술, 미술 투자로 즐기는 미적 가치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본 사업가의 말은 냉정하고 단호하다. “나는 젊은 사업가들에게 성공을 위한 빠르고 쉬운 방법은 없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저절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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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 김영선 옮김 / 돌베개 펴냄 |
『뉴욕타임스』 북 리뷰를 30년 이상 이끌며 냉정하고 무자비한 비평을 선보여 ‘영미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불리는 이가 있다. 바로 미치코 가쿠타니다. 책에는 그녀가 수십 년간 읽어온 100여 권의 책에 관한 간결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서평이 실려 있다. 고전부터 동시대 작가가 쓴 소설, 회고록, 기술 정치 문화 분야 논픽션을 아우르며, 우리가 왜 책을 읽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상기시킨다. 가쿠타니는 이 책들을 “독자들이 읽거나 다시 읽도록 권유”하는데, 그것은 이 책들이 “감동을 주거나 시의적절하거나 아름답게 쓰였”고, “세계나 다른 사람들에 대해, 또는 우리의 감정생활에 대해 무언가를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작가들의 문장을 인용하며 우리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지난 독서경험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한다. “종이, 잉크, 접착제 실, 판지,
[글 김슬기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3호(23.4.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