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를 누비며 야생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나탈리 카르푸셴코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그녀는 고래와 인간이 나란히 유영하는 모습과 같이 자연과 인간의 경이로운 공존의 순간을 작품에 담는다. 대자연과 환경에 대한 굵직한 화두를 던지면서 경고나 파괴의 이미지가 아닌 아름다움과 감사의 심상을 표현한다는 점이 인상적인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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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카르푸셴코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이다. 순수 예술로 시작해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며 18세부터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첫 카메라가 생긴 후 미국의 여러 도시와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며 다양한 세계를 접하고 자신의 관심사와 작품관을 확립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 내재된 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작업의 핵심 주제로 삼으며, 예술 작업뿐 아니라 환경운동가, 특히 해양과 고래 보호에 관한 인플루언서로서 다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보그』, 『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글로벌 매체로부터 아이코닉한 젊은 예술가로서 각광받고 있다.
전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과 영감에서 탄생한 200여 점의 작품이 6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Intro’는 아티스트와 사진전 전반을 소개한다. ‘Ocean Breath’는 작가의 대표 프로젝트로 대자연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가장 직관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고래와 인간이 함께 유영하는 모습을 메인으로 인간과 대자연이 교감하는 초현실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Angel’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연결점인 ‘물’에 대한 원초적인 형상을 주제로, 자유롭게 표류하는 천사들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Rising Woman’은 서로 닮아 있는 자연과 여성을 주제로 하는 프로젝트이다. 우리 모두 한때 자연에서 비롯되었다는 상생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위의 모양과 나무의 곡선에서 인간의 형상을 발견하고 사진으로 구성한다. ‘Wild Breath’는 치타, 닭, 물소 등 야생 동물과 인간의 다양한 교감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존중과 신뢰를 표현한다. ‘Natalie’는 작업 활동 비하인드와 사람 ‘나탈리 카르푸셴코’를 조명하며, 세상을 새롭게 보는 영감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나탈리 카르푸셴코를 대표하는 두 프로젝트 ‘Ocean Breath’와 ‘Rising Woman’을 포함해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영상 연출작 ‘Water Drop’ 등은 촉각을 곤두세워줄 작품들이다.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다정하지만 단단한 조언을 건네며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용기를 선사한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팬데믹, 고질병과도 같은 불안과 피로, 도시의 모든 혼잡한 일들 아래 지쳐 있는 우리는 작품을 통해 그동안 미쳐 보지 못했던 본질적인 아름다움에 눈을 뜰 수 있다.
그녀는 ‘자연과 인간이 마주하는 경이로운 공존의 순간을 작품에 담고 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그 아름다움이 지켜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탈리의 작품 속에서 아름답고도 원초적인 자연을 느끼고, 그 일부로서의 자신을 경험해보자. 더 넓은 세상, 더욱 큰 무언가와의 연결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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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그라운드시소 성동
기간: ~2023년 5월7일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및 매표 마감 오후 6시)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그라운드시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71호(23.3.2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