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 ‘양자 영역’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가 MCU 사상 가장 강력한 빌런이자 정복자 ‘캉’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얘기다. 지구,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양자 영역으로 무대가 확장됐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과자에서 어벤져스의 히어로 ‘앤트맨’이 된 ‘스캇’(폴 러드)은 ‘타노스’로부터 우주를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딸 ‘캐시’(캐서린 뉴튼)가 만든 기계 때문에 ‘호프’(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미셸 파이퍼)과 ‘행크’(마이클 더글라스)와 다 같이 갑작스럽게 ‘양자 영역’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고자 노력하던 이들 가족은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져스)에게 위험한 제안을 받게 된다.
‘앤트맨/스캇’ 역의 폴 러드, ‘와스프/호프’ 역의 에반젤린 릴리, ‘재닛’ 역의 미셸 파이퍼, ‘행크’ 역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그대로 출연한다. 빌런 정복자 ‘캉’ 역의 조나단 메이저스, ‘앤트맨’의 딸 ‘캐시’ 역의 캐서린 뉴튼의 새로운 활약도 돋보인다.
영화는 현실 세계 속 ‘행크’의 실험실, 서점, 교도소 등 일상적인 공간부터 ‘양자 영역’ 속 정복자 ‘캉’의 방, 신비로운 감옥과 정글 등 완전히 방대해진 세트를 오간다. ‘듄’, ‘스타워즈’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만들어낸 도시와 문명, 그 안을 채운 논리와 역사, 양자 영역에 사는 온갖 생명체와 구조물 등이 본 영화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 여기에 인피니티 스톤의 색깔로 채워진 양자영역의 프로덕션, 업그레이드된 앤트맨의 슈트, 아원자(원자를 구성하는 입자) 우주의 모습도 놀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시작을 알리기엔 조금 무덤덤하다. 클라이막스가 없는 느낌이랄까? 일단 빌런의 퍼스낼러티도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다. 수많은 타임라인에 존재하며, ‘양자 영역’의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는 정복자 ‘캉’은 ‘시간’의 지배자이자 죽지 않는 자이다. 31세기에 살았던 과학자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각 유니버스 중에서도 타노스의 임팩트를 이어갈 메인 빌런으로 표현되지만, 다소 약하게 보이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마블 시리즈라고 보기에는 전편보다 부족한 유머, ‘앤트맨’1, 2의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진 것 역시 단점이다. 다만 ‘엔드게임’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진화한 개미의 군집 신, 앤트맨 5인방의 팀플레이, 양자 영역에서 진화를 거듭한 캐릭터들의 새로운 능력은 볼거리다. 양자 영역에서 캉과 밀접하게 지냈던 시간 등 무언가 감추고 있던 재닛의 숨겨진 과거사가 드러나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은 특이점이다. ‘스캇’과 ‘캐시’의 부녀 관계, ‘호프’와 ‘재닛’의 모녀 관계 등도 흥미롭다.
앤트맨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가족애’라는 건 부인할 수 없으나 ‘과한 가족애’가 끝판에 갑자기 등장하는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9호(23.3.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