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가 ‘굉장한 쇼다. 섬뜩하고 잔인하게 독창적이다’라고 극찬한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한마디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이다. 물론 그가 잔혹한 인물이 된 배경은 분명 존재한다. 각 캐릭터의 광기와 에너지의 폭발,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장르의 결합이 선사하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는 명불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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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던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아내와 딸을 보살피던 건실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스릴러 장르에 매력적인 스토리와 흥미로운 캐릭터, 블랙코미디를 추가해 고유의 유니크함을 탄생시켰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1979년 초연 당시 토니상 8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국에선 2007년 초연, 2016년에는 조승우, 양준모, 옥주현, 전미도가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열연했고 특히 전미도는 이 작품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뮤지컬계의 위대한 작곡가인 스티브 손드하임은 1973년 런던에서 우연히 연극 ‘스위니토드’를 보고 잔혹한 이발사가 아닌 불의에 분노하는 캐릭터에 매료되어 판권을 구입했다. 손드하임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곡의 흐름과 캐릭터별 멜로디를 추가하여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치밀하게 설계된 손드하임의 음악은 그로테스크한 불협화음과 함께 낯선 매력을 풍기며 뮤지컬 장르에서 음악의 역할과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초연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신선한 충격과 예술적 영감을 선사한다. 손드하임 스스로 “나는 작곡가라기보다는 음악을 도구로 사용하는 극작가”라고 말했듯이, 이 작품은 음악과 이야기가 촘촘한 그물망처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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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역 전미도(사진 제공:오디컴퍼니(주)) |
1868년 런던, 영국의 귀족 문화는 정점에 달하고 상인들은 산업혁명을 통해 부유해졌으며 사회의 또 다른 계급으로 등장한다. 젊고 재능 있는 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아내 루시, 딸 조안나와 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아내를 탐한 터핀 판사에 의해 누명을 쓰고 바커는 추방당한다. 15년 후, 벤자민 바커는 스위니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안소니의 도움을 받아 런던으로 돌아와 복수를 계획한다. 그가 원래 살던 집의 아래층에서 파이 가게를 운영하는 러빗 부인은 조안나가 터핀 판사의 수양딸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스위니토드에게 전하고 그가 다시 이발소를 열 수 있게 돕는다. 스위니토드의 광기 어린 복수심은 점점 인간 전체로 향해 번지고 그의 이발소에 발인 들인 자는 살아나기지 못한다. 러빗 부인은 파이에 ‘새로운 고기’를 쓰기 시작하고 가게는 날이 갈수록 번창한다.
작품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산업혁명으로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사회는 계급 갈등과 빈부 격차 그리고 산업화로 인해 사람들은 편안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낀다. 극은 그 가운데 밴자민 바커가 어떻게 잔인한 복수자 스위니토드로 변화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무대는 런던의 버려진 폐공장을 모티브로 철골 구조와 거대한 벽을 세웠고 철골 다리와 러빗 부인의 커다란 화로 등은 눈을 사로잡고 세트의 빠른 전환은 이야기에 틈을 허용치 않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다채로운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인 강필석, 광기 어린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률을 보여주는 신성록, 장르 불문의 이규형이 그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보여준다. 흠잡을 곳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 전미도와 김지현, 린아 역시 풍부한 표현과 몰입감 높은 연기를 보여준다.
장소 샤롯데씨어터
기간 ~2023년 3월5일
티켓 VIP석 15만 원, R석 13만 원, S석 10만 원, A석 7만 원
시간 화, 목, 금 7시30분 / 수 2시30분, 7시30분 / 토, 일 공휴일 2시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오디컴퍼니(주)]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7호(23.2.2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