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얇은 막을 덧대 환영을 만들어내고, 버려진 병뚜껑으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담아낸 작품들.
오브제에 담아낸 거장들의 예술 철학을, 정설민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수풀이 우거진 물가,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았습니다.
흐릿한 질감과 경계는 실제인 듯 환상인 듯 몽환적인 느낌마저 줍니다.
캔버스에 1cm 간격을 두고 얇은 막을 덧대 두 개의 이미지를 겹쳤더니, 또 다른 차원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 인터뷰 : 이기봉 / 작가
- "세상을 보고 인식하고 느끼는 이유가 어떤 막의 작용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몸에 막들이 많죠. 횡경막도 있고 망막도 있고…."
습한 산 중턱의 작업실에서 30년 넘게 작업해온 작가, 안개를 통해 마음속 예술의 방에 노크하기를 기대합니다.
▶ 인터뷰 : 이기봉 / 작가
- "제 작품을 보시고 환영들을 느끼시고 예술의 방이 열릴 수 있게 제가 열쇠를 좀 드리는 게 아닐까…."
햇빛을 받아 금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버려진 술병의 뚜껑을 구리선으로 하나하나 엮어 잘 짜인 직물처럼 만들어냈습니다.
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해온 엘 아나추이의 작품에는, 아프리카의 아픈 역사가 담겼습니다.
▶ 인터뷰 : 이화령 / 전시 디렉터
- "식민지 시대에 많은 노예가 유럽으로, 신대륙으로 팔려나가고 그런 무역의 교환으로서 알코올이 아프리카로 오게 되는 거죠."
얇은 막과 버려진 병뚜껑에 거장들은 예술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김형균 VJ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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