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의 '나무아래'(37.5x26.5㎝)는 작가의 회화적 기량이 절정에 도달한 1961년 작품이다. 앙상한 나목(裸木)을 전면에 내세워 공간감을 만들고, 명암과 원근감이 거의 배제되기 시작했다. 여인의 저고리는 붉은색으로 칠해 전반적으로 단조로운 색감 안에서도 변화를 줬다. 일하는 여성을 주로 그려온 작가가 밭갈이를 하는 세 명의 농부를 통해 일하는 남성들의 역동적 모습을 담은 것이 특징. 박수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박수근 작품 100점을 선정해 만든 책에 실렸던 이 작품이 추정가 10억원에 경매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25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경매에 70억원 규모 78점을 출품한다. 박수근의 '나무아래'를 비롯해 남관·권옥연 등 한국 근대미술을 지탱하는 대표 작가를 대거 선보인다.
↑ 남관 `동양의 제(Fete Orientale)` [사진 제공 = 서울옥션]
↑ 권옥연 `목정(Esprit de Bois) A` [사진 제공 = 서울옥션]
남관의 100호 크기 회화 두 점이 나온다. 9800만~1억5000만원에 출품되는 1963년작 '동양의 제(Fete Orientale)'는 1955년 도불 이후 동서양 회화의 조화를 시도한 작품으로 남관은 이러한 시도로 1966년 프랑스 망통 비엔날레에서 파카소와 뷔페 등의 작가들과 겨루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옥연이 1965~1968년이 그린 '목정(Esprit de Bois) A'도 '한국현대미술전집 권옥연편'에 실린 작가의 대표작으로 8000만~1억5000만원에 나온다. 도상봉, 장욱진, 유영국 등의 주요작도 만날 수 있다.
↑ 조르디 리베스 `The Yellow Present` [사진 제공 = 서울옥션]
흑과 백의 대비가 강렬한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6억~9억원), 최근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있는 조르디 리베스의 100호 크기 'The Yellow Present'(1억2000만~1억7000만원),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드로잉, 캐서린 번하드의 약 120호 사이즈의 대형 원화, 아야코 록카쿠 작품 등도 출품된다.
↑ 가마 `덩` [사진 제공 = 서울옥션]
고미술 섹션에는 왕실 사용으로 추정되는 가마 '덩'(2억~2억5000만원)도 출품된다. 지붕 각 모서리에 정교하게 제작된 봉황 장식, 지붕 꼭대기에 앉은 연꽃 장식은 우리나라의 높은 공예 수준을 보여준다. 이번 출품작은 작
은 사이즈로 희소한 '덩' 중에서도 어린 공주나 옹주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전 이상범의 전성기인 1950년대 작 '고원추색'도 소개된다. 또한 네 기면 모두에 활달한 필치로 화훼문이 시문되어 있고, 그 발색도 우수한 보기 드문 '백자청화화훼문사각주자'도 소개된다.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