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WAYA,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time for myself (2022), oil on canvas, 91x73cm [사진 제공 = 아뜰리에 아키] |
동년배들에게 인기가 뜨거운 91년생 작가 콰야는 지난 4월 뉴욕으로 도망치듯 훌쩍 떠났다. 마침 그가 좋아하는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76) 전시 소식에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부터 끊었다. 2024년까지 전시 일정이 빡빡한 그에겐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현지 체류가 20여일로 길어지며 뉴욕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해 아브라모비치를 만나는 소기의 목적도 달생했다.
↑ QWAYA, 아름다운 밤 beautiful night (2022) [사진 제공 = 아뜰리에 아키] |
↑ QWAYA, 따라하기 Decalcomanie (2022) oil on canvas, 73x60.5cm [사진 제공 = 아뜰리에 아키] |
이번에 콰야의 해외 진출을 열어준 갤러리가 바로 아뜰리에 아키다. 김은경 대표(디렉터)가 2010년 시작한 이 갤러리는 성수동 고급주상복합 갤러리아포레로 옮기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김 대표는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림 애호가로서 젊은 감각의 구상 작가들을 주로 발굴해 왔다.
콰야 작가와의 인연은 지난해 초 그룹전에서 시작됐지만 그해 아트부산과 아트시 온라인쇼, 어반브레이크 등에서 뜨거운 열기를 직감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작품 하나에 대기자가 50명이 붙어 난감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 QWAYA, 높다 높아! too high! (2022) oil on canvas, 73x60.5cm [사진 제공 = 아뜰리에 아키] |
김 대표는 "이번 개인전에서 콰야 작가의 개성이 살아있는 가운데 환해진 색감도 보이고 작품이 안정화된 것을 발견해 기뻤다"며 "개인적으로 '월리를 찾아라'이미지가 숨어있는 작품 '어디로 가야할까'와 눈동자 속에 별이 들어있는 커다란 인물화 등이 흥미로왔다"고 밝혔다.
↑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개인전을 연 콰야 작가가 제주도 여행중 그린 드로잉 작품 앞에 서 있다. [이한나 기자] |
상명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회사생활도 잠시 했지만 어릴때부터 순수미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해 전업작가로 나섰다. 다만 패션과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개성있는 스타일로 초기에도 팬덤이 있었지만 지난 2019년 잔나비 2집 앨범 '전설' 커버 디자인을 맡아 인지도가 껑충 뛰었다. 힘을 빼고 그린듯 한데 모호한 표정의 소년은 우울하지만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력이 있다.
콰야는 관심사가 다양하다. 매체는 달라도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창작자를 관심있게 보는 편이다.
작가와 동년배들에게 '다름과 틀림'이란 것이 상당히 중요한 화두여서 이를 작품 속에 풀어가는 편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오히려 배척하는 것처럼 느껴져 혼란스러운 순간이 있다. 코로나19이후 각자 생각이나 추구하는 방향성이 달라지는 것이 보여서 작품으로 풀고 있다."
과거 작업은 모호성이 강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대상이나 지명이 들어간 경우도 생겼고 현장에서 직접 사생한 드로잉을 한꺼번에 보여줬다. 개인적 시간과 기억이 담긴 드로잉 작업에 대해 애착을 드러냈다.
"초기에는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감정적인 것을 기술적으로 어떻게 옮길까 고민했었다면 최근에는 이야기를 던지는데 초점을 맞춰서 기술적인 것을 복잡하게 넣을 필요없다 판단했다. 빼내고 단순화되다보니 만화적인 느낌이 더 강해지는 것도 같다."
"표정이 들어가면 힘이 들어가 어색하다고 느껴진다. 거친 느낌을 주려고 붓을 더 망가뜨려서 작업하는 편이다. 기름이 주는 무거움이 내가 하는 작업과 맞는것 같아 유화나 오일파스텔을 선호하지만 언젠가 다른 재료를 쓰기도 하겠지."
여러곳에서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속 화랑을 두지 않는 것은 현재는 안정성을 추구하기보다 불안정하게 작업하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경매에서 작품이 나와서 속상했는데 내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판단하고 마음을 비웠다. 마포구 상수동 작업실이 좁아졌다. 넓은데서 큰 작업도 하고 싶다.
2010년 갤러리를 연 김은경 대표는 젊은 갤러리스트다. 고등학교때까지 화실을 다녔지만 천재같은 실력파 친구들을 보고 미대 진학은 포기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갤러리경영을 공부했다. 음악을 전공한 어머니 영향으로 유치원생 때부터 미술과 그림에 둘러싸여 성장한 덕에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왔다.
김 대표는 "일관성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를 찾는다"면서도 "오로지 회화나 사진 등 장르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력을 가진 작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작가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권기수·권대훈 처럼 1970년대생 중견급 작가들 외에도 콰야, 채지민, 강예신, 이연미, 권능 김승주 등 1980~90년대생 MZ세대 작가 등 구상화 작가를 주로 소개하는 편이다.
오는 12월 갤러리에서 개인전으로 소개할 작가는 이우환 선생의 조수로 일했고 프랑스에서 활동해온 이효성 작가다. 약 십여년 전 다른 갤러리 전시를 보고 반해 친분을 쌓고 공들인 결과다. 단색화 장르라기보다는 깊이 올라오는 색감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귀뜸했다. 11월에는 초현실적 공간을 표현해온 채지민 작가의 개인전도 예정돼 있다.
↑ 김은경 아뜰리에아키 디렉터 [사진제공 = 아뜰리에 아키] |
"최근 전속 계약서 쓰는 것을 꺼리고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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