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폴 앨런 [사진 제공 = 크리스티] |
2018년 65세의 나이로 사망한 앨런은 미술품을 비밀스럽게 수집하기로 악명이 높았고 겁이 없는 입찰자였다.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4분의 경합 끝에 클로드 모네의 1891년작 '건초더미'를 8140만달러(1162억원)에 낙찰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앨런은 익명으로 전 세계 박물관에 빌려주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자신의 컬렉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 억만장자는 시애틀을 예술 중심지로 만들고 싶어 박물관을 건립했고, 시애틀 아트페어 설립에도 앞장섰다. 그의 여동생인 조디 앨런은 "그는 예술가의 내면과 시각을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우리에게 현실을 보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하며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고 믿었다"라고 회고했다. 사망 당시 그는 세계에서 27번째로 부유한 사람이었다.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그의 소장품들이 '세기의 경매'를 통해 공개된다. 11월 9~10일 이틀에 걸쳐 크리스티 뉴욕에서 폴 앨런의 소장품 150점이 경매에 출품된다. 개인 소장품 경매로는 역대 최대인 10억 달러(1조4300억원) 규모다. 출품작은 빈센트 반 고흐, 루시안 프로이트, 재스퍼 존스, 조지아 오키프 등 고전부터 인상파, 동시대 미술까지 500여 년에 걸친 미술의 혁신가들 작품을 아우른다. 크리스티의 해석처럼 "우리를 미래로 데려가는 것은 드문 혁신가들"이기 때문이다. 수익금은 조디 앨런이 운영하는 재단이 주도하는 자선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 |
↑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 [사진 제공 = 크리스티] |
![]() |
↑ 조르주 쇠라 `모델들, 군상(작은 버전)` [사진 제공 = 크리스티] |
구스타프 클림트의 1903년작 '버치 숲'은 한때 유명한 클림트 초상화의 주인공인 아델 블로흐 바우어와 남편이 소유했던 풍경화로 9000만 달러(1285억원) 가치로 추정된다. 앨런은 2006년 4000만 달러에 구매했다. 폴 고갱의 '모성애 2(Maternite II)'도 9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클로드 모네의 '워털루 다리'(1899~1903년)는 6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7500만 달러가 넘는 루시안 프로이트의 '대형 인테리어 W11'도 출품된다.
![]() |
↑ 루시안 프로이트 `대형 인테리어 W11` [사진 제공 = 크리스티] |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앨런은 500년에 걸친 예술가와 혁신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그는 2011년 회고록 '아이디어 맨'에서 "저처럼 앞으로의 일을 보고 싶어하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끌렸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