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작품상 후보…비영어 드라마로 첫 지명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로도 불리는 에미상의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가운데,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 이뤄질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인 성기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감독은 어제 APTN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2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인 성기훈"이라며 "그는 시즌 1에서 순진한 캐릭터였지만 마지막에는 더는 순진하지 않다. 따라서 그가 이 모든 새로운 게임들을 어떤 방식으로 탐색할지가 시즌 2의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황 감독은 "그는 시즌 1에서 배운 것들을 일부 적용할 것이고, 마음속에 품고 있는 목적이나 목표를 적용할 것"이라며 "그가 자신의 방식을 어떻게 관철할지가 시즌 1과의 핵심 차이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 감독은 또 시즌 2에 등장할 게임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는 "이제 (게임) 선정 절차가 끝났다"며 "시즌 2에는 많은 새로운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시즌 1에서 가장 적절한 게임을 찾기 위해 어릴 때 내가 한 모든 게임을 샅샅이 훑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시즌 2를 위한 게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가장 단순한 규칙을 가진, 가장 단순한 게임을 사람들의 가장 복잡한 감정과 마음을 그리기 위해 사용한다'는 원칙에 충실했고, 따라서 그 원칙은 확실히 지켜졌다"고 했습니다.
또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비(非)영어 드라마이면서도 미국 주류 드라마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미국 문화계에서 변화가 일어났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 시리즈는 더 현지 중심적인 경향이 있고, 이 작품은 비영어 시리즈였다"며 "따라서 베스트 드라마 시리즈상을 받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섬 어워즈 이후 미국과 할리우드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걸 느꼈다"면서 "전 세계로 콘텐츠를 수출하는 대신 이제 전 세계 문화와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글로벌 콘텐츠 영토의 참여자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에미상을 주관하는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어제 제74회 에미상의 부문별 후보를 발표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의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드라마의 연출·각본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부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성기훈'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되는 등 출연진 4명이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수상을 놓고 각축하게 됐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또 작품상을 포함해 모두 14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되면서 외국어 드라마로는 최다 부문 후보 지명 기록을 썼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다만 이는 가장 많은 2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석세션'에는 못 미칩니다. 상속을 둘러싼 미디어 재벌 가문 내부의 알력과 갈등을 그린 '석세션'은 2020년 이미 한 차례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올해 시상식에서 '석세션',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베터 콜 사울', '유포리아', '오자크', '세브란스: 단절', '엘로우 재킷' 등 다른 일곱 작품과 수상을 놓고 겨루게 됩니다.
이정재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돼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든커크, '세브란스: 단절'의 애덤 스콧, '석세션'의 제러미 스트롱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합하게 됐습니다.
'조상우' 역을 맡은 박해수와, '오일남'을 열연한 오영수는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동시에 올라 수상을
제74회 에미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개최되며 NBC 방송을 통해 중계됩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