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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무제 20-III-71, 1971, 종이에 유채, 55.5 x 41cm ⓒ (재)환기재단 · 환기미술관 |
서울 삼청동 현대화랑에서 30일까지 열리는 '김환기 뉴욕시대와 한용진, 문미애' 전시 장면이다. 한국 대표화가인 수화 김환기(1913~1974)가 순수 추상을 완성한 뉴욕시기(1963~1974)에 아들 내외처럼 아꼈던 후배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3인의 작품이 15점씩 총 45점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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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진, 무제(1980), 화강암, 53 x 50.5 x 38(h)cm ⓒMoon & 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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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미애, 무제(1980s), 캔버스에 유채, 162.8 x 137.5cm ⓒMoon & Han |
추상조각 1세대 한용진은 경기고 3학년때 홍익대학교가 주최한 '국제학생미술대회'에서 입상한 1954년 당시 미대 학장이던 수화를 시상자로 처음 만났다. 이후 1963년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작가로 함께 참여했다. 도미후 문미애가 10년간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며 생계를 꾸렸던 터라 수화 생전에 3인 그룹전이 열린 적은 없었다. 현대화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미애의 개인전을 두번(1984·1988년) 열고, 1994년 한용진 초대전을 개최한 인연이 있다.
한용진은 돌 자체의 재질과 형태를 존중해 최소한의 손길로 다듬어낸 조각을 추구했다. 화강암 조각 '무제'(1980)는 단순하고 간결한 미감 속에서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수화의 묘비도 그가 만들었다.
전시를 준비한 황유경 큐레이터는 "손대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조각을 3층으로 쌓는데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져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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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뉴욕시대와 한용진, 문미애 전시 2층 김환기 작품 전경<사진제공=갤러리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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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화랑 그룹전 1층에 한용진 조각(왼쪽)과 문미애 회화가 함께 전시된 전경. <사진제공=갤러리현대> |
수화가 전면점화에서 감싸는 격자무늬로 차분하게 정돈된 동양미를 보여줬다면, 문미애는 격자 틀을 벗어나 열정이 분출하는 서양식 추상 표현주의를 본격 표현했다. 함께 밤새 예술을 논한 후 수화는 일기에 '젊은 사람들은 서양의 우수성, 나는 동양정신에 입각'이라 기록하기도 했다. 한용진 조각의 미감이 현대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미감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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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Untitled 11-VI 74 #206, 1974, 면천에 유채 Oil on cotton, 122 X 86.5cm ⓒ (재)환기재단 · 환기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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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미애, 무제, 1980년대, 캔버스에 유채, 콜라주 Collage and oil on canvas, 91.5 X 91.5cm ⓒ Moon & Han |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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