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원 홍천 포사격장에서 포탄에 찢겨나간 캔버스 잔해를 수습해서 완성한 `레드 마운틴` ON NATURE, Red Mountain NO-23, 550cm X 220cm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 |
↑ 23-2 ON NATURE Under the Ground, Korea, Hongcheon, N37°40`52" E127°51`17", Aug 18,2011_ Aug 20, 2012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독자적인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 김아타(66)가 10년 만에 연 개인전에서 선보인 평면 작업 'The Red Mountain'이다. 군 당국 허가를 얻는데만 3년, 작업에 3년이 걸린 작품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미술관 재개관에 맞춰 열리고 있는 김아타 초대전 '자연하다 ON NATURE'에서 이처럼 자연이 그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오랜 만에 전시를 연 것은 그의 작업세계 변화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개인전을 열고 빌 게이츠까지 그의 사진을 산 것이 알려졌고 200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특별전에 초대받는 등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떨쳤다.
![]() |
↑ ON NATURE Red Mountain 240cm X 304cm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사진이 잘 팔릴 시점에 생경한 작업으로 전환하니 주변 지인들이 걱정하고 만류했다. 지원하던 갤러리들도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작가는 그보다 무한반복·자기복제가 더 끔찍했다고 한다.
마치 숙명처럼 2010년 싯타르타가 매일 명상하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대사원에 캔버스를 세웠다. 2년 후 캔버스가 심하게 상한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김 작가는 "붓다는 큰 상처의 현현(顯現)임을 깨달았다. 나를 가진 채 세상을 얻을 수 없다. 캔버스는 모든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을 얻었다. 나는 잠시 붓다가 되었다"고 회고했다.
![]() |
↑ 자연하다ON NATURE Atacama Desert in Chile, S23°55`83" W70°23`41", Dec 9, 2010_ Feb 14, 2013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캔버스를 거는 것이 일종의 건축행위에 가까와 당국의 허가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에 갈 비행기삯과 관리 인력 인건비도 필요하다. 티벳에서 작업은 위험천만해 첩보작전처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김 작가는 "결과물을 보러 갈 때의 설레임은 그 어느것에도 비길 수 없다"고 했다.
![]() |
↑ 자연하다ONNATURE Santafe, New Mexico, near Georgia Okeeffe_s House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 |
↑ 자연하다ON NATURE, Buddhgaya in India, N 24°41´42˝, E 84° 59´33, Oct 9,2010_ Mar 22,2012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임성훈 평론가는 "자연이 그린 그림이라고 해도 환경미술, 생태미술 범주에 가두면 안된다"며 "존재론적 관념을 기본으로 하는 작업이다"라고 강조했다.
![]() |
↑ ON NATURE NO-21 Black Mountain 170cm X 290cm, ON NATURE NO-22 Red Mountain, 170cmX290cm, ON NATURE NO-23 Black Mountain 170cmX290cm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김아타의 도전은 계속된다. 우주 정거장에서도 캔버스를 세우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의하고 있다.
전시는 10월 19일까지.
![]() |
↑ 모란미술관 정원에 설치된 캔버스 `모란하다`(2022) [사진 제공 = 모란미술관]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