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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 워홀의 `Shot Sage Blue Marilyn`, 101.6 x 101.6㎝. [사진 제공 = 크리스티] |
앤디 워홀(1928~1987)의 1964년작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Shot Sage Blue Marilyn)'이 9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9504만 달러에 낙찰됐다. 머리는 노랑, 아이섀도는 파랑, 입술은 빨강색으로 표현한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추정가 2억달러(약 2550억원)에 출품되며 미술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작품은 당초 발표보다 낮은 가격인 1억 달러부터 경매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치열하게 경합이 이뤄졌지만, 1억7000만달러를 부른 응찰자의 몫이 됐다. 잠시의 침묵 끝에 경매봉이 내려쳐졌고, 기립박수와 함께 경매는 마무리됐다.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은 1억9504만달러다.
워홀의 작품은 2013년 소더비 경매에서 '은색 차 충돌'(Silver car crash·1963년작)이 기록한 1억500만달러에 낙찰된 바 있어, 이날 자신의 경매기록을 경신을 뿐 아니라 20세기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로 2015년 1억7940만 달러(약 2300억 원)에 팔렸다. 또한 역대 경매에서 팔린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이 됐다. 현재 세계 미술시장 최고가 경매 기록을 보유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는 4억5000만달러에 낙찰됐다.
토머스와 도리스 암만 재단의 소장품 36점이 출품된 이날 경매에는 사이 톰블리, 시그마 폴케, 마틴 키펜베르거, 루시안 프로이드, 장 미셸 바스키아 등 거장들의 대작이 대거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94%의 작품이 낙찰됐으며 총 낙찰액은 3억1781만달러(약 4048억원)이다. 이번 경매의 수익은 세계 아동들의 교육과 의료을 위해 100% 기부될 예정이다. 2018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페기·데이비드 록펠러 컬렉션 자선 경매 이후 최대 금액의 기부금이 적립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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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현지시각) 크리스티 뉴욕에서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이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
'샷 세이지 블루 매릴린'도 특별한 사연을 품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정사각형의 화폭에 담긴 '매릴린 먼로' 시리즈는 5가지 다른 색으로 완성됐지만 1964년 가을, '팩토리'를 방문한 행위예술가 도로시 포드버에 총격을 당했다. 탄환은 로열 블루와 레드 2점을 관통했고, 생존작 3점 중 하나가 세이지 블루다. 이 총격 사건으로 '샷 매릴린
'샷 매릴린' 시리즈 중 오렌지색이 배경인 작품은 지난 2017년 개인 간의 거래를 통해 2억 달러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매를 통해 '세이지 블루'는 시리즈 5점 중 2번째로 비싼 작품으로도 남게 됐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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