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율-프랙털 소우주' 부제...최근작 15점 전시
박서보, 하종현의 계보를 잇는 단색화 대표작가 김태호의 개인전이 열립니다.
'내재율-프랙털 소우주(Fractal Microcosmos)'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 마포 합정동에 위치한 리서울갤러리에서 5월2일부터 31일까지 펼쳐집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김태호 작가의 최근작 15점이 전시됩니다.
주최 측은 "100호에서부터 10호까지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작품들이 엄선되어 출품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호의 단색화 작품들은 '내재율(Internal Rhythm)'이란 명제하에 캔버스 격자 문양을 배경으로 캔버스를 직각으로 무수히 돌려가며 가로세로 겹겹이 물감을 올리는 방식입니다.
김태호 작가는 "내재율은 씨줄과 날줄이 일정한 그리드로 이루어진 요철의 부조 그림이다. 먼저 캔버스에 격자의 선을 긋는다. 선을 따라 일정한 호흡과 질서로 물감을 붓으로 쳐서 쌓아 간다. 보통은 스무 가지 색면의 층을 축적해서 두껍게 쌓인 표면을 끌칼로 깎아 내면, 물감층에 숨어 있던 색점들이 살아나 안의 리듬과 밖의 구조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옛 한옥의 문틀 같은, 시골 담 같은, 조밀하게 짠 옷감 같은 화면이다. 축척 행위의 중복에 의해 짜여진 그리드 사이에는 수많은 사각의 작은 방이 지어진다. 벌집 같은 작은 방 하나하나에서 저마다 생명을 뿜어내는 소우주를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김태호 작가의 작품은 동양의 정신성과 사유, 서양의 물질성과 감각이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은 "예컨대 선대 세대들이 '물적 실존과 주체의 일원화'(정창섭), '행위의 무목적성과 자동화 기술'(박서보), '배압법(背壓法)에 의한 무·신체·모상의 앙상블'(하종현)을 차례로 강조했다면, 김태호는 '인탈로-카메오 세공'을 프랙털의 방법으로 구사하는 차별성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습니
이밖에 5월 7일 오후 3시부터는 전시장에서 미술평론가 김복영, 이재걸, 강수미씨가 패널로 참가하는 <단색화란 무엇인가? ― 창도기에서 김태호까지>란 좌담회도 열릴 예정입니다.
한편, 리서울갤러리는 2011년에 개관하여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을 전시하고,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