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경력은 5년 남짓, 초보 연기자 같지만, 이들의 나이는 60대 중년입니다.
끼를 숨기고 평생 가족 뒷바라지에 열심이었던 이들이 직접 연기하고 영화를 촬영해 개봉까지 했습니다.
인생 2막을 사는 '영화 1958' 배우들을 정치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그래 우리 58년 개띠 동창들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야."
독립영화 1958의 한 장면입니다.
급속한 경제발전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모른 채 살아온 동창 친구들이 만나 벌어지는 일을 풍자로 그렸습니다.
영화와 현실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과 출연 배우는 모두 은퇴한 장년층입니다.
주연 김선 씨는 교감으로 교직을 마친 뒤 모델과 연기를 시작한 늦깎이 배우입니다.
▶ 인터뷰 : 김 선 / 영화 1958 주연배우
- "나의 꿈은, 끼는, 희망은 약간 접어두고 이렇게 끼인 세대였잖아요. 아이 셋을 다 키우고 또 하다 보니까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5년 전 연극으로 시작한 이들의 꿈은 한 영화감독 눈에 들어왔고 스크린으로 옮겨졌습니다.
연기력이 부족했지만,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 인터뷰 : 김문옥 / 영화 1958 감독
- "딜레마였습니다. 영화라는 게 연기가 쉽지 않거든요. (연기를) 처음 하신 분들인데, 거의 나이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잘하셨어요."
우여곡절 끝에 영화관에서 상영하게 됐는데, 배우들이 정식 개봉을 앞두고 무대 인사에 나섰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응원하는 관객 앞에서 당당하게 인생 2막을 알렸습니다.
▶ 인터뷰 : 태용성 / 영화 1958 배우
- "'내가 무슨 영화를 찍냐?' 했는데 이렇게 광주까지 와서 개봉하게 됐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도 한번 시니어로서 한번 열심히 해서 승부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은 영화 1958을 계기로 제2의 인생 스토리를 찍고 있습니다.
시니어연기자협회까지 꾸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의 도전은 계속 됩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