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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LIA IOSILZON, N- Nocturnal, (2022) [사진 제공 = 파운드리서울, 노경] |
이들 가운데 매력적인 무표정의 소녀가 자주 등장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상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 것 같기도 한 소녀지만 표정은 더할나위없이 평온하다.
반투명한 얇은 천으로 만든 캔버스에 색감을 쌓으니 몽환적인 느낌이 배가된다. 캔버스를 지지하는 나무의 윤곽이 드러날 정도니 왠지 이 천을 뚫고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만 같다.
금빛 노랑과 암적색, 청색과 녹색 등 밝은듯 하지만 일관되게 채도를 낮춘 색감이 작품의 개성을 더한다. 땅속이나 물속, 어두운 밤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구현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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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lia Iosilzon [사진 제공 = 파운드리서울] |
유태계 혈통으로 다양한 문화권을 경험한 작가는 우화나 신화 속 상징을 통해서 동시대 사회상에 대한 관찰이나 인간의 심리, 실존적 조건에 대한 질문을 담았다. 작업 자체도 기존 작품 위에 겹쳐서 비치는 화면을 활용해 그리는 등 만화같기도 하고 동화책 같기도 한 화면들을 연결해서 이야기를 이어가듯 연작을 완성한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는 작가는 특별히 이번 전시를 준비할 때 오스트리아 과학자 콘라드 로렌츠의 '솔로몬왕의 반지'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솔로몬 왕이 반지를 통해 동물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얻는다는 내용으로 전시작품 속 상징과 동식물들이 결국 관람객들과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은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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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LIA IOSILZON, Midnight, 2022(사진제공=파운드리서울, 노경> |
오랫동안 '도피주의(escapism)’을 탐구해 온 작가는 장기화된 팬데믹과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환상적인 세계를 탐험하면서 활기를 되찾으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한다. 무기력한 도망이 아니라 감성과 상상력이 활동을 시작하는 밤이나 새벽 마법적인 시간대로 들어가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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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LIA IOSILZON, On the Horizon(2022) <사진제공=파운드리서울, 노경> |
최지예 전시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마음에 발굴한 작가인데, 서울 개인전 소식에 미국에서도 문의가 올 정도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한국 작가들 작품도 하반기 갤러리를 빛내기 위해 준비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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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욱, The Fabulous Life #2, 2022 [사진 제공 = 노경, 파운드리서울] |
우연찮게도 그는 아이오실존처럼 영국 슬레이드스쿨 출신으로 조소 석사를 받고 런던에서 활동중이다. 영국 왕립조각가협회 길버트 베이스 어워드를 수상해 주목받았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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