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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전경 [이한나 기자] |
노란 몸통에 파란 머리의 수도승(blue yellow monk·2020), 하얀 몸통에 오렌지 머리의 수녀(orange white nun·2020) 등등.
키를 훌쩍 넘겨 3m에 육박하는 초대형 조각상 5개가 넓디 넓은 전시장을 꽉 채운다.
마치 고대 신전에서 연극(예술)과 제의가 뒤섞였던 시대를 재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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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전경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57)가 국제갤러리 서울점(K3관)과 부산점에서 동시에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을 펼치며 돌아왔다. 지난 2019년 국내 개인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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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전경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우고 론디노네는 40여년간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해 왔다. 다양한 매체로 실험하고 일상의 단상부터 영원성과 같은 형이상학적 개념까지 다루며 강렬한 시각 작품으로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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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전경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지난 10년간 돌이라는 재료에 집중해 왔다. 작가는 돌에서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을 신뢰한다고 전했다. 그 결과물은 돌로 만든 토템(원시 부족사회의 상징물)에 가깝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된 'nuns+monks'연작은 실제 돌이 아니라는 반전이 있다. 이런 질감을 돌로 내구성을 갖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작은 석회암 모형으로 제작된 작품을 스캔하고 확대해서 청동 주물로 다시 만들었다. 석회암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거대한 비율로 균형을 이룬 것이다.
전시 공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작가는 한국 전시를 위해 서울 갤러리 벽면 전체에 시멘트를 거칠게 발라 바닥과 벽이 단일한 콘크리트처럼 보이도록 주문했다. 바닥과 벽의 구분을 없애 관람객들은 공간 속에서 작품에 일어나는 고요한 변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다. 본래 자연광이 들어오던 전시장 전면 유리창을 차단해 일말의 색깔 변화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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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갤러리 부산점에 전시된 우고 론디노네의 mattituck 연작 수채화(2020) |
부산점에서는 작가 집이 있는 뉴욕 롱아일랜드 매티턱(mattituck)에서 본 노을을 묘사한 수채화 소품 연작 17점을 선보였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마법같은 순간을 포착해 노을의 섬세함을 담은 그림에는 3가지 색깔만 들어있다. 이 색깔의 조화도 서울점 ’nuns+monks’연작 만큼이나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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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black green monk, painted bronze, 296.5X157X122cm (2020)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그는 세계 곳곳에서 벌인 공공예술 설치작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3년 뉴욕 퍼블릭아트 펀드 주최로 록펠러센터 광장에 9개의 청석 조각작품 'human nature’를 선보여 명성을 떨쳤다. 2016년 네바다미술관을 통해 라스베가스 외곽지역에 총천연색 돌탑 형상의 대규모 대지미술 겸 공공미술 'seven magic mountains'도 호평받아 전시기간이 지난해까지 연장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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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blue yellow monk painted bronze, 295X125X114.5cm (2020)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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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고 론디노네-yellow red monk, painted bronze, 295X170.5X97cm (2020)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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