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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가수이자 트로트의 대부로 꼽히는 설운도가 작곡하고 직접 불러 히트한 설운도의 노래들이다. 설운도가 작곡, 작사도 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수 임영웅이 지난해 불러 화제가 됐던 임영웅의 노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작곡한 사람도 설운도이다. 작곡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설운도를 만나 작곡가로서의 삶과 근황을 들어봤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 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 같다. 근황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행사가 거의 다 취소됐다. 최근에는 대신 주로 TV 방송 출연과 창작(작곡, 작사)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마다 개인 유튜브 채널(설운도TV)에 여러 콘텐츠도 올리고 있다.
-대중이 생각하는 설운도는 가창력이 뛰어난 트로트 황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작곡, 작사도 하는 싱어송라이터이더라. 더 놀라운 것은 설운도 씨의 히트곡 중 설운도 씨가 직접 작곡하고 아내(이수진 씨)가 작사를 한 곡들도 꽤 있다.
▷아내가 시적인 감각을 지녔다. 내가 밤에 곡을 만들다가 막히는 게 있으면 아내한테 물어보곤 했는데 아내가 한 글자, 두 글자 가사에 관한 아이디어를 주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내와 곡을 같이 만들게 됐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대표 히트곡이 '쌈바의 여인', '누이', '여자 여자 여자', '사랑의 트위스트' 등이다.
-임영웅 씨 대표 히트곡인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도 설운도 씨가 작사, 작곡했던데.
▷이 곡은 처음부터 임영웅에게 주기 위해 기획된, 철저하게 임영웅을 생각하고 만든 곡이다.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우승자에게 유명 작곡가로 유명한 조영수 작곡가가 곡을 만들어 주기로 돼 있었고, 조영수 작곡가가 발라드인 '이젠 나만 믿어요'를 작곡해서 임영웅에게 줬다. 임영웅은 가창력과 곡 표현력이 워낙 뛰어난 가수라서 '이제 나만 믿어요'도 정말 훌륭하게 불렀지만 개인적으로 발라드보다는 트로트가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임영웅에게 기회가 된다면 꼭 곡을 써주고 싶었기 때문에 임영웅을 위해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만들었다. 임영웅은 곡을 녹음할 때 녹음도 하루 만에 했다.
-언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작곡, 작사했나.
▷임영웅을 위한 곡을 쓰겠다고 생각했지만 영감이 안 떠올랐다. TV를 시청하고 있던 어느 날 화장을 전혀 안 한 아내를 우연히 봤는데, 나이 먹은 아내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고 짠했다. 젊은 시절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아내가 나와 결혼해 살면서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아내의 현 모습은 우리 가족을 위해 고생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느꼈던 심경을 담아 작곡, 작사했다. 이렇게 완성된 곡이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이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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