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2 호퍼 달력1 Hopper Calendar1, 2021, Oil on canvas, 80.3x116.8cm [사진 제공 = 아트사이드갤러리] |
햇빛이 초록 유리창을 거치면서 유리가 비치지 않은 나머지 벽은 보색관계인 붉은 기운이 확 올라온다. 이 찰라를 포착해 그림에 담은 화가가 있다. 빛을 좇는 인상파 화가들처럼.
미국 유학시절 좋아하게 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그려진 달력이 주요 매개가 되어 평범한 일상 공간인 방도 새로운 작품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그저 슬슬 붓질한 것 뿐인데 구도의 균형이 맞고 색깔도 조화롭다. 이목구비 구분도 없는 얼굴에 붓질 하나로도 표정이 읽히는 듯 보이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 학교를 떠나며3 Leaving the School3, 2021, Acrylic on canvas, 130.3x193.9cm [사진 제공 = 아트사이드갤러리] |
최 작가는 "27년간 학교 생활이 한순간에 지난듯 싶은데 허전하다기보다는 내내 긴장하고있다 정리되는 느낌이다"라며 "아카데미즘을 떠너 가능성의 문 앞에 서 있는 느낌이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 최진욱 작가 개인전 [사진 제공 = 아트사이드갤러리] |
미술평론가 조은정은 "다른 이의 경험과 시각을 공유하며 시간의 흐름이 기재된 (최진욱의) 화면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것은 재현의 리얼리즘에 그가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작가는 연작을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단일 그림 틀을 벗어나 그림과 그림이 연결되기도 하고 서로 충돌도 하면서 변증법적 공간을 만들고 회화적 서사를 풀어가는 장치다.
'학교를 떠나며5(2021)' 3부작은 어정쩡하게 자기 작품 앞에 서 있는 여학생의 모습과 학생의 작품이 다르게 표현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구상화이지만 살짝 빈틈을 통해 추상화와 비슷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준다. 30여년 전 가족사진을 다시 끄집어 내 '피'를 표현하고 88만원 세대를 소환한 과거 작품을 '땀', KTX승무원의 삭발식 장면을 '눈물'로 재작업한 가로 6m길이의 3연작화 '피 땀 눈물(2021)'도 완성했다. 역시 BTS(방탄소년단)의 노래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 피, 땀, 눈물_삼부작 Blood, Sweat, Tears_Triptych, 2021, Acrylic on canvas, 259.1x193.9cmx3pcs [사진 제공 = 아트사이드갤러리] |
최 작가는 부인(박강원)과 딸 모두 화가인 미술인 가족이다. 특히 딸 최수인 작가는 개성적인 추상화로 무서운 신예 작가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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