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대한 논의와 아파트의 부가가치를 가장 중요시 생각해"
<고양이들의 아파트>, 3월 17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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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스틸컷 / 사진=<고양이들의 아파트> 제공 |
사람이 떠난 재개발 단지에 남아있는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고양이를 통해 도시 생태 문제를 모색한 도시 아카이빙 프로젝트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고양이 소재의 수많은 관련 콘텐츠를 넘어 대상화, 시혜적 관점, 돌봄을 주는 존재로서의 고양이가 아닌 인간의 동반자로 위치시키는 시선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나아가 산업화 시대의 표상이기도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을 통해 도시, 생태, 동물권, 환경으로의 주제적 확장이 신선한 새로운 고양이 다큐멘터리입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고양이를 단순히 예쁨과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애묘'의 존재로 대상화하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동반자로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기존의 고양이 콘텐츠들과 차별화된 접근이 두드러지는 작품입니다. 이 지점에서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도시 속 길고양이들에게 온정의 시선을 보내는 기존의 다큐멘터리 영화들과 다른 영화가 아니라, 이들의 이야기를 품고 더 넓은 주제로 확장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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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은 감독 / 사진=(주)엣나인필름/(주)메타플레이 |
정재은 감독은 최근 MBN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도시 생태계 속에서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일은 동물에 애정을 가진 개개인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Q. <고양이들의 아파트> 다큐멘터리 촬영 계기가 있나요?
정 감독: 길고양이들 중에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 아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오래된 아이들입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사람들 속에 섞여 사는 고양이들이 재건축되는 아파트 부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는 생각으로 제작하게 됐습니다.
Q. 장소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정 감독: 둔촌주공아파트는 지인이 살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2016년 가을, 철거를 앞두었다는 말에 둔촌주공아파트로 향했을 때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었음에도 고양이들이 너무 반갑게 맞아주는 낯선 경험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파트 주민들이 고양이들을 잘 보살펴 주어 오랜 시간 유대감이 쌓인 결과였습니다. 이후 재개발 소식을 들었고, 아파트 내에서 고양이들을 이주시키는 '둔촌냥이' 프로젝트 팀이 결성된 것을 알게 되어 영화로 촬영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촬영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정 감독: 2017년 5월부터 2년 반 정도를 소요해 80여 회에 걸쳐 촬영했습니다. 촬영 분량은 총 350시간입니다.
Q. 왜 하필 '고양이' 였나요.
정 감독: 길고양이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보편적인 주제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끊임없이 재개발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부를 축적하는 곳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주변에 사는 수많은 비인간 존재들, 그중에서도 고양이의 존재에 대해 관객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영화 속 킬링 포인트를 꼽자면?
정 감독: 보통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필요한 장면을 편집해 사용하곤 합니다. 350시간의 촬영 분량을 88시간으로 줄였지만, 그 중에서도 반달이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반달이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신 관객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반달이는 좋은 집에 입양 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웃음)
Q. 사람이 아닌 동물을 촬영하는 데 있어 많은 제약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정 감독: 동물을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동물 촬영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영화에 출연하는 고양이들 모두 훈련되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그랬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그들의 일상에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Q. 촬영하며 어떤 점을 가장 고민했나요.
정 감독: 동물의 대한 논의와 아파트의 부가가치를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존재들을 홀대하는 현 상황을 부각시키고자 했고 고양
고양이를 통해 도시 생태 문제를 모색하는 차별화된 접근과 주제의식에 유려한 영상과 음악이 더해진 웰메이드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3월 17일 극장 개봉합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