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현장. [김호영 기자] |
"부모님 모시고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예매 횟수 제한이 있더라고요. 또 볼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유아도 예약 인원에 포함해야 하나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명예회장 일가의 수집품으로 이뤄진 일명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열기가 해를 넘어서도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한 이 특별전은 8개월여 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시간대 표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란 게 전시 동호회원들의 일관된 반응이다. 전시가 무료로 운영되는 데다 전시 종료일이 이달 중순에서 다음달 중순으로 연장되면서 그동안 차일피일 입장권 구매를 미뤄온 관람객까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17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따르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진다. 폐막 일정은 추후에도 변동 가능하다. 지난달 28일까지 8만여 명이 관람했다.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이었던 기증 작품 중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한국 근대작품을 중심으로 대표작 50여 점을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휴관일이 있는 일반적인 전시 일정과 달리 주 7회 전시에 수요일과 토요일엔 오후 9시까지 야간개장이 이뤄지는데도 여전히 수요가 넘친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 관람시간을 60분으로 제한하고 회차당 관람 인원도 100명으로 한정하는 영향이 크다. 전시 초기에는 회당 30명으로 제한했었다. 야간개장 땐 하루에 총 11회차로, 이 외 일자엔 총 8회차로 운영된다.
관람 희망일 7일 전 오후 6시마다 예약 사이트가 열리는데 사실상 대학교 '수강신청'을 방불케 하는 티켓 전쟁이 벌어진다. 동호회를 비롯한 커뮤니티 게시판과 온라인 카페에서는 예매 성공담과 실패담이 줄을 잇는다. 최소 예약 시간 5분 전엔 사이트에 미리 접속해 있기,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몰릴 거 같은 회차를 선택하기, 동반자 개인정보 미리 확인해두기, 예매 실패 시 다음날 오전 9시에 열리는 취소표 예매 재도전 하기 등이다.
방문객 사이에서는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려면 개인 이어폰 꼭 챙기기 등 '꿀팁'도 다양하다.
↑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이건희컬렉션 관람의 경제효과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의 예상 방문객은 311만3819만명, 예상 경제 유발 효과는 약 3500억원이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면적 평균을 계산해 가정했을 경우로,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한 예상 방문객 수는 약 310만명으로 나왔다.
이 보고서는 국제적 명성의 60여 개 미술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건희 컬렉션의 외국인 비중은 약 7.7%로 나왔다. 해외여행 시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는 것처럼 외국인 방문 비중은 미술관의 주요 평가요소로도 작용한다.
만 19세 이상 국민 1218명을 대상으로 한 이건희 컬렉션 방문 의향 조사 결과, 약 85.6%가 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관람 횟수로는 연간 1.8회 방문할 의향이 있었으며, 유료 전시여도 84.8%는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을 사례로 방문객의 지출액을 추정한 결과 방문객 1인당 약 2만3400원을 소비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됐다. 관람객을 300만명으로 잡아도 약 2468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02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발생한
다만 이번 연구에는 건축비용에 따른 파급효과나 입지에 따른 분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건희 회장 유족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예술품 2만1600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1400여 점을 기증받았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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