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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 Photo by Hermes Villena Silva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유채 물감을 바른 붓이 넘실 넘실 캔버스 위에서 리듬을 타고 춤추는 듯 하다. 역동적인 화면 속에서 생명의 에너지가 폭발하며 불꽃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이 인간의 감각과 만나 물아일체가 되면 이런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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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 Photo by Hermes Villena Silva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53)의 아시아 첫 개인전 'Raging Moon(휘황한 달)'이 갤러리현대 전시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된 구상과 추상, 에칭 판화 연작까지 총 5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 제목은 작가 의견을 반영해 영국 대표 시인 딜런 토머스의 시 'In My Craft or Sullen Art(나의 기예 또는 우울한 예술로)'에서 따왔다. 이 시인이 창작을 하는 목적이 야망이나 부, 명예, 칭찬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예술을 추구하는 의지임을 모순적인 표현으로 드러내 작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차고 오르는 휘황한 달이야말로 영혼의 떨림을 느끼고 공명하기에 적절한 상징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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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bine Moritz, Andromeda, 2021, Oil on canvas, 200 x 200 cm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작가는 16세가 되던 1984년 가족과 함께 서독으로 이주해 초기 작업에서는 개인의 기억과 정치적인 역사가 뒤섞인 구상화를 주로 그렸다. 고향 로베다 풍경 등 장소를 품은 기억의 파편은 별도로 수집한 뉴스 스크랩, 다큐멘터리 사진 등과 함께 엮어져 새롭게 해석됐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소비에트 연방에서의 전쟁과 전쟁 이후'를 주제로 전장에서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는 농부와 군인, 일반인들의 노동과 여가의 일상을 표현했다. 모리츠를 발탁한 세계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는 그의 구상작업에 대해 "드로잉와 회화가 기억의 덧없음을 전달하기 위해 기억된 이미지를 담아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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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bine Moritz, Spring, 2021, Oil on canvas, 180 x 150 cm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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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bine Moritz, Rose 9_9_21, Oil on etching, 47.5 x 37.5 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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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bine Moritz, Baltic Sea IV, 2021, Oil on paper, 70 x 100 cm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전시는 4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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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빈 모리츠의 `March’연작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갤러리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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