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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하윤-새 여인 <사진제공=아츠클라우드> |
권하윤 작가의 미디어아트 '새(鳥) 여인'이란 작품을 체험해보니 메타버스 세상이 손에 잡힐 듯 성큼 다가왔다.
이처럼 게임 요소가 들어간 디지털 아트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아트 인 메타버스'전시가 서울숲 인근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5월 31일까지 열린다.
NFT(대체불가토큰)와 메타버스 등 디지털 아트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요즘 새로운 예술 트렌드를 짚어보는 자리다.
전시를 기획한 곳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이 회사는 지난해 가을 2개월간 디지털아트 국제 공모전을 통해서 전세계 52개국 3041개 작품을 모아서 이 중 100개 작품을 선발했다.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디지털 작업 혹은 디지털 변환한 모든 작업을 대상으로 했는데 유명한 미디어아티스트까지 모여 화제가 됐다.
이번 전시의 글로벌 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은 양정웅 예술감독은 "작가의 예술성이 짙게 나타난 작품들과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작품을 모두 다양하게 담아 관람객들도 수준 높은 전시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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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릴 빌리치-갇힌 <사진제공=아츠클라우드> |
홍성우 작가의 '아파트, 빛의 움직임 3'은 일상의 풍경인 구형 아파트 외벽에 주목하고 마치 물감이 얹힌 캔버스처럼 햇빛과 그림자의 궤적을 그대로 드러낸 아파트의 모습을 통해 시간의 변화에 따른 빛의 움직임을 서정적으로 담아냈다.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관람객들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실제 20년간 회화를 그려온 라트비아 작가 올가 골루베바의 '사운즈 오브 더 스카이:블루 라이트 하우스'도 아름다운 이미지가 천천히 흘러가는 영상을 따라가 보면 증강현실(AR) 기술 덕에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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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인메타버스-전시전경 <사진제공=아츠클라우드> |
안성석 작가의 '너의 선택이 그렇다면(2021)'은 마치 놀이공원 체험처럼 흥미롭다. 모션 기어 시뮬레이터와 게임 엔진을 이용해 작가가 창조한 가상 공간 속에서 관람객이 직접 게임 속 플레이어가 된다. 관객은 최소한의 움직임만 가능하도록 설정된 게임 속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투기꾼이 되어 경찰 추적을 피해 달아나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좌절되고 만다. 경찰차들에 둘러싸여 옴짝달싹 못하는 경험 자체가 특이하다. 작품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체가 되면서 그 답답함은 배가 된다.
전시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증강현실(AR) 체험 이벤트도 MZ세대들 호기심을 자극한다. 증강현실 거리(AR STREET)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식하면 디지털 세로토닌의 '웨이크업 앤 드림(Wake Up and Dream)' 작품 속 캐릭터가 나타나 SNS 필터로 저장되니 기존과 다른 독특한 인증 방식이 가능하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다루는 디지털 아트 전시인 만큼 거대한 미디어월과 디스플레이가 기본. 하지만 곳곳에 식물 등 자연 이미지가 함께 배치되고 독특한 내음이 가득해 전시장 안이 미래적이면서도 삭막하지는 않게 연출됐다. 룸톤 작가의 작품 '인 더 그레이(In the Gray)'는 VR(가상현실) 체험을 통해 가상현실 속 오류와 불완전함으로 표현된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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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룸톤-인 더 그레이 <사진제공=아츠클라우드> |
그는 아츠클라우드가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지난달 미국 시애틀 벨타운에서 세계 최초로 NFT미술관 '시애틀NFT미술관'이 개관하는 등 메타버스 및 NFT 확산과 맞물려 오프라인 전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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