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서 |
2012년 겨울,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심포니오케스트에게 임헌정 교수가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던진 한마디는 공간의 모든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임 교수는 공연을 20일 앞두고 단체 연습 중단을 선언하고, 일주일 동안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공연을 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교수의 매서움에 각자 연습을 이어갔지만, 최종 연습을 앞두고 지휘자 없이 120여명이 합주를 맞추기는 벅찬 상황이었다.
"데드라인이 몇 시간 안 남았는데 지휘자를 찾기가 쉽지가 않으니 말단인 저한테까지 연락이 온 거에요. 그렇게 큰 오케스트라 앞에 서는 건 처음이었지만 교수님 수업에서 농담까지 받아적어놓을 정도로 공부했던 곡이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 이규서 |
임 교수에게 '봐줄만 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결국 공연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그들의 좌충우돌은 2014년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OES)로 이어졌다.
"졸업생끼리 모여서 1년에 한 번이라도 연주하자는 의견이 일치한 거에요. 직장이 아니다보니 멤버 변동을 피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이고 또 모이면서 악단으로 형태를 잡아갔죠."
이규서는 오스트리아 빈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하며 학기 중에는 대부분 외국에서 생활한다. 몸은 타지에 있지만 OES의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 자격으로 1년에 2차례 정도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서울시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 이규서 |
이번 공연이 끝난 다음엔 올 여름께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
"그때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고 일상 회복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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