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피카소 고 김환기 화백의 '항아리'라는 작품입니다.
보름달처럼 희고 둥근 달항아리가 눈에 띕니다.
김환기 화백의 절친이었던 미술사학자 고 최순우 선생은 달항아리에 대해 "아주 일그러지지도 않았으며, 둥그런 원을 그린 것도 아닌 어리숙하면서 순진한 아름다움"이라고 예찬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달항아리, 포커스M 정설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물레가 돌아가고, 흙덩어리가 장인의 손길을 거쳐 사발의 모양을 갖춰갑니다.
사발 하나에는 구멍을 뚫어 입을 만들고, 또 다른 사발에는 도자기를 받춰줄 굽을 만듭니다.
손에 물을 묻혀 사발 두 개를 이어붙이면 보름달 모양의 도자기로 변신합니다.
바로 달항아리입니다.
▶ 인터뷰 : 이윤섭 / 도예가
- "(위아래를) 따로따로 만들어서 합치는 부분이라 조금 균형이 안 맞고 틀어지고…. 달항아리를 보면 다들 형태가 조금씩 찌그러지는…."
방탄소년단 RM도 사랑에 빠진 달항아리 작가 권대섭.
40년 넘게 달항아리를 만들고 있지만, 1년에 겨우 6점 정도 완성해낼 정도로 여전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 인터뷰 : 권대섭 / 도예가
- "오랫동안 숙련되고 정화되어 계속 완벽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 이런 게 있어야…."
달항아리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7세기 말~18세기 초 주로 제작돼 '백자 대호'로 불리었지만, 1950년대에 '달항아리'라는 친근한 이름을 얻었습니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달항아리는 모두 7점.
보물 한 점이 전시돼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달항아리를 멍하게 바라보는 이른바 '달멍'의 명당으로 꼽힙니다.
▶ 인터뷰 : 이재호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처음 보시는 분들은 원처럼 둥근 모습에 매료되기 마련입니다. 바탕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어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하얀 빛깔에 마음을 빼앗기게…."
복을 불러온다는 달항아리 그림을 집 안에 걸어두고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 인터뷰 : 심자영 / 오픈갤러리 큐레이터
- "소망과 염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연초 시즌이 되면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코로나 시대에 푸근하면서도 소박한 달항아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주고 있습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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